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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4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유엔, 가자 '기근' 판단…이스라엘 "정치적 동기 의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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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부 가자시티에 22일 선포…'기드온의 전차 2' 작전 지역

    이스라엘 "편향적이고 하마스 선전에 도움 주는 정보"

    뉴시스

    [가자시티=신화/뉴시스]지난 18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음식 배급소에서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무료 음식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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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유엔 연계 단체가 전쟁으로 황폐화한 가자 지구에 식량 불안 최고 단계인 '기근' 상황이 도래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정치적 동기가 담긴 행보라고 반발한다.

    유엔 산하 기관 및 비정부기구(NGO) 등이 지원하는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는 22일(현지 시간) 가자 지구 거점 도시인 가자시티가 식량 불안 최고 단계(5단계)에 해당하는 '기근(Famine)' 상황이라고 밝혔다.

    IPC는 세계 각지의 식량 불안 상황을 정상(Minimal), 경고(Stressed), 위기(Crisis), 비상(Emergency), 기근(Famine) 등 총 5단계로 나눈다. 기근은 기아, 사망, 급성 영양실조 등이 발생하는 극도의 식량 부족 상태를 일컫는다.

    2004년 설립 이래 IPC가 기근을 판단한 사례는 2011년 소말리아, 2017년 남수단, 2020년 남수단, 2024년 수단 등 총 4건뿐이다. 모두 전쟁과 그 여파를 겪은 곳들로, 가자 지구에도 기근이 선포되면 역대 다섯 번째가 된다.

    IPC는 특정 지역의 가구 최소 20%가 극심한 식량 부족과 기아·빈곤에 시달리고 5세 미만 아동 30% 이상이 급성 영양실조를 겪으며, 인구 1만 명당 매일 최소 2명이 사망하는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기근 상황에 처했다고 판단한다.

    IPC는 그간 가자 지구 내 일부 지역에서 기근 상황이 임박했다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 수집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기근을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다.

    가자시티는 최근 이스라엘이 '기드온의 전차 2' 작전을 개시하고 지상 공격에 착수한 지역이다. 가자 북부 최대 도시로, 이스라엘은 이곳이 하마스 군사·통치 근거지라는 판단하에 그 근절을 통한 자국 안보 확보를 명분으로 삼고 있다.

    IPC의 기근 발표는 이미 국제사회 여론의 압박을 받는 이스라엘에는 한층 더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기근 발표 사실을 미리 보도한 텔레그래프는 IPC의 행보가 "가자 지구에서의 기근 창궐을 지속해서 부인한 이스라엘 정부를 격분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IPC는 "22개월의 끊임없는 분쟁 여파로 가자 지구에서 50만 명 이상의 주민이 기아와 빈곤, 사망이라는 재앙적인 상황에 직면했다"라며 현 상황이 계속되면 9월 말까지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흐와 남부 칸유니스 등지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 등은 이날 IPC 발표와 함께 성명을 내고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즉각 휴전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즉각 반박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 기구 코가트(COGAT)는 자료를 내고 "가자 지구, 특히 가자시티 기근 주장을 단호하게 부인한다"라며 "이전에도 IPC 보고서는 부정확하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최근 몇 주 동안 가자 지구 원조 반입 확대를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는 게 이스라엘의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5월 이후 1만 대 이상의 구호 트럭이 유엔, 국제기구, 민간 등을 통해 가자 지구에 진입했고, 이들 중 80%가 식량이었다고 설명했다.

    식량 가용성과 접근성이 실질적으로 개선됐다는 것이다. 코가트는 "식량과 식수, 의료 원조 공급의 지속적 증가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IPC 보고서는 비전문적이고 결론의 신뢰성도 약화한다"라며 "정치적 동기에 대한 의심을 일으킨다"라고 했다.

    이어 "IPC 보고서는 편향됐을 뿐만 아니라 하마스의 선전 캠페인에 도움을 주고, 가자 지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국제적인 의사 결정권자들의 역량을 약화한다"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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