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인사이트]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AFPBBNews=뉴스1 |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을 사 모은 '가상자산 트레저리(DAT)' 상장사 주가가 매집 자산 가격과 괴리를 키우면서 DAT 전략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증시에서 비트코인 비축량 1위 기업 스트래티지(MSTR·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한달 전보다 15.5% 하락한 343.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6%대 하락에 그친 비트코인(BTC)보다 2배 넘게 하락한 셈이다.
이 같은 등락폭 차이는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진 올 하반기 들어 가중됐다. 스트래티지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은 각각 6개월 전 대비 37.0%·30.7%, 연초 대비 18.5%·18.1% 상승해 동조세가 뚜렷하던 터다.
나스닥 상장사 중 지난 6월부터 이더리움을 사 모은 후발주자 샤프링크게이밍(SBET·샤프링크)의 성적은 더욱 저조하다. 이더리움이 전월 대비 18.5% 상승하는 동안 이 회사 주가는 12% 하락했다.
DAT는 가상자산을 회사의 주요 자산으로 선언하고 비축하는 재무전략이다. 가상자산 매수대금은 주식·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모집하고,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할 경우 회사 가치가 급증하는 효과를 낸다. 시초는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사들인 스트래티지다.
이 전략을 채택한 회사들은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펼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전후 우후죽순 등장했다. 미국 가상자산 컨설팅사 '아키텍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1~8월 DAT로 자금을 조달한 상장사들은 전 세계 154곳에 이른다.
문제는 가상자산 하락장에 대응할 방법이 마땅찮다는 데 있다. 업계에선 가상자산이 중장기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에선 DAT 채택 상장사가 상환·배당 압박을 받아 매집했던 자산을 도로 매각하고,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신용평가사 모닝스타 DBRS는 DAT를 놓고 가상자산 가격변동성 외에도 규제 불확실성과 보안 취약성에서 오는 보관(커스터디) 위험이 상존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범죄집단이 해킹으로 가상자산을 탈취하는 사고는 국내외에서 빈발하는 추세다.
DAT가 단순한 이미지 세탁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본업으론 존속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장사들이 마지막 탈출구 혹은 주가부양 수단으로 DAT를 내세운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나스닥 상장 바이오회사 윈드트리(WINT)는 바이낸스코인(BNB) 투자를 선언한 뒤 한 달 만인 지난 21일 상장폐지를 통보받아 거래가 정지됐다.
국내에서도 DAT에 향한 우려는 현재진행형이다. 서학개미들이 DAT 관련주나 상장지수펀드(ETF)에 쏠려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서 집계된 지난달 26일 이후 미국증시 매수대금 순위에서 신생 이더리움 DAT 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MNR)는 7위, 샤프링크는 29위를 차지했다. 스트래티지에 투자하는 '일드맥스 스트래티지 옵션 인컴 전략 ETF'는 28위에 올랐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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