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순방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8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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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일본·미국 순방을 마무리한 후 28일 새벽 귀국하자마자 여야 대표와의 회동 추진을 지시했다. 국민의힘이 ‘초강경 지도부’ 출범과 동시에 대여(對與) 투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면서 더불어민주당과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협치 공간을 열어보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이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날 우 수석이 축하 난(蘭)을 들고 장 대표에게 초청 의사를 전한 데 이어 회동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여야 지도부 회동을 통해 일본·미국 순방 성과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협치 공간을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던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출구를 열어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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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민의힘은 회동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장 대표는 인천 영종도에서 진행된 연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사람이 모여 식사하고 덕담을 나누는 영수회담이라면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제1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이라면 분명한 형식과 절차가 있을 것”이라며 “형식과 의제가 가장 중요하고 정식 제안이 온다면 어떤 형식으로 어떤 의제를 가지고 회담할지를 협의한 후에 응할지도 그때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우 수석이 장 대표를 만나 의제까지 말했다는 것이다. 이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간담회에서 “공식 제안이라고 하면 문서로 보내야 하냐”며 “(의제는) 어떤 거라도 상관없는데 의제와 형식이 안 맞아서 못 만나겠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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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실장은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전임 정부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는 데 걸렸던 시간에 비하면 지금은 빈도가 잦다”며 “넓은 마음으로 장 대표께서 대통령실의 성의 있는 제안을 헤아려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에 회동을 제안했지만 당대표끼리는 신경전을 계속 이어갔다. 공개적으로 공박을 벌이는 상황이 노출되며 하반기 국회 운영이 일방적으로 흐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세력이 지도부에 뽑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파면은 잘못이며 12·3 비상계엄령은 잘된 것이라 주장하는지를 캐물었다. 이에 장 대표는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피로가 쌓였는데 웃음을 주시고 피로를 풀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민주당 대표 격에 맞는 질문에는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비꼬았다.

장 대표는 국회 일정 보이콧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의원회관 1층에 축하 난을 남겨두는 것이 협치를 위한 손짓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여당이 제1야당을 대화·협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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