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 가뭄’ 강릉 찾아 장·단기 대책마련 지시
“근본적 대책 필요”…‘담수화 아이디어’ 제시키도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저수지를 방문해 가뭄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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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강릉 가뭄현장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하늘만 믿고 있으면 안된다”는 따끔한 질책과 함께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오후 강릉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를 둘러본 뒤 강릉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가뭄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가뭄 상황 및 대응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역대 최저치(전날 기준 15.7%)로 떨어지고 각 가정 계량기의 50%를 잠금 하는 제한 급수 조치를 시행하는 등 갈수록 극심해지는 강릉의 가뭄 상황을 직접 살피러 나선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및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김홍규 강릉시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갑)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장단기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행안부 장관이 중심이 돼 신속히 대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급수난 해소가 시급하다는 보고에 “전국 단위에 요청해 공동체 의식도 함양할 겸 기부를 권장하라”면서 여력이 있는 지자체에 식수 기부 및 지원을 요청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생수를 지원할 때 소형 말고 대형 병으로 해달라고 권유해달라”면서 “나중에 쓰레기 치우기 골치 아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역 저수 시설 확대 등의 중장기 대책 보고에 대해서는 “강릉만이 아니고 다른 데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다양한 검토 후 보고해줄 것을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강원 강릉시 경포대 인근 식당에서 가뭄으로 인한 상인들의 피해 상황을 듣고 식당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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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저수 시설 확대에 필요한 예산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따져 묻고는 “혹시 바닷물을 담수화할 생각은 해본 적 없느냐”면서 ‘담수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김 시장이 “생각 해봤지만, 얻는 양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물 부족 문제는 저수지를 계속 만든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언젠가는 고갈될 텐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바닷물은 무한대로 있고 수질도 좋다. 바다 인근에 지으면 원수를 확보할 필요는 없고 정수시설만 필요하지 않나. (비용이) 더 쌀 것 같다”고 하자, 황 한수원 사장은 “계산해서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장기적으로 기후 변화 대응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돼 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오봉저수지 시찰에서는 상수도관을 통과하는 용수의 양을 줄이는 식의 급수 제한 방식을 지적하며 “대책없는 비상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 시간 제한 급수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김 시장이 “9월엔 비가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하늘만 믿고 있으면 안 된다. 안 올 경우 사람 목숨 갖고 실험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은 강릉에서 시행 중인 제한 급수 조치와 관련해선 “가정은 견딜 만할 것 같은데 상업 시설들이 견디기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현장을 한번 가봐야겠다”면서 이후 경포대 근처 횟집 거리 상가를 찾아 급수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횟집 상인들에게 물 공급이 잘 되는지, 장사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은지를 물었고 상인들은 “아직 장사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손님들이 가뭄인데 놀러 오기가 미안하다고 한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잘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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