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철교 보이는 호텔은 '외국인 사절'
20시간 걸리는 철로… 안전 때문 선택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내달 초 방중을 앞둔 30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북한대사관에서 직원들이 대사관 보수 공사에 분주하다. 베이징=이혜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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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중국 방문에 나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2일쯤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중국철로공사가 운영하는 공식 철도예약 사이트 12306에는 다음 달 1, 2일 중국 단둥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정기 여객열차편의 승차권 구매가 중단됐다. 이 구간에서는 매일 오후 6시 18분 단둥을 출발해 다음 날 오전 8시쯤 베이징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정기열차편이 운행돼 왔다.
중국과 북한을 잇는 주요 철로인 단둥-베이징 간 노선 운행이 중단된 것을 두고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위한 준비 과정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9월 첫째 주에 압록강 위 단둥~신의주 철도 구간인 중조우의교가 직접 내려다보이는 단둥 중롄호텔의 외국인 예약을 제한하는 등 보안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해외 방문 시 전용열차편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왔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 중국을 찾았는데, 2018년 첫 방문과 2019년 마지막 중국 방문은 전용열차편을 통해, 나머지 두 차례(2018년)는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통해 이뤄졌다.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는 편도 66시간을 들여 열차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를 선호하는 것은 안전성 때문으로 알려졌다. 전용열차는 방탄처리가 돼 있고, 중국의 협조를 받아 철로 주변이나 역을 통제할 수 있어 경호가 용이하다. 반면 1970년대 제작된 참매 1호는 노후화 탓에 항공사고 위험이 큰 데다 돌발상황 발생 시 대처도 어렵다. 전용열차는 시속 50~60㎞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000㎞에 달하는 단둥-베이징 간 철로를 달리는 데는 16~20시간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1일 단둥을 지나 2일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방문에 대비해 주중국 북한대사관도 외벽을 단장하는 등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방문 사전 점검을 위한 북한 측 선발대가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열병식에 함께 참석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게 될지도 이목이 쏠린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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