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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단독] 젠슨 황 엔비디아 CEO, 10월 경주 APEC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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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 회의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참석하는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한미가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등 경제와 기술을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을 맺기로 한가운데, 양국 기업들이 이를 위한 본격적인 협력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그간 정부와 기업이 여러 루트를 통해 젠슨 황 CEO의 APEC 참석을 요청해 왔다”며 “최근 황 CEO가 참석을 확정해 정부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APEC 의제는 ‘경제 발전을 위한 AI’ 등인데, 젠슨 황은 직접 AI 관련 세션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여권 관계자는 “황 CEO가 참석을 확정하면서 한미 반도체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돼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며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가져가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황 CEO 외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팀 쿡 애플 CEO 등 AI 업계 거물들의 참석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올해 들어 중국과 일본, 대만을 잇달아 방문했지만, 한국은 찾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깜짝 등장해 이재명 대통령과 처음 만났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행사 직후 열린 현지 기자 간담회에서 “엔비디아 수퍼컴퓨터에 최적화된 반도체 칩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황 CEO에게 직접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를 부탁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2030년까지 고성능 GPU 5만장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황 CEO의 방한을 계기로 APEC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은 대중국 수출 규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데, APEC에서 만나 AI 규제와 공급망 관련된 논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도 황 CEO를 APEC 최고경영자 회의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 업계에선 젠슨 황 CEO가 APEC에 참석한 후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 공장이나 삼성전자의 천안 공장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젠슨 황, 반도체 시장 쥐락펴락

    황 CEO의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4조달러를 넘어서며 미 테크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AI 산업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AI 모델 학습과 운용에 쓰이는 엔비디아 GPU와 AI 가속기는 전 세계 테크 기업의 필수품이 됐다. 엔비디아 GPU는 수요가 폭발하면서 돈을 준다고 해도 바로 살 수 없을 정도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미래 테크 산업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미국 측도 젠슨 황이라는 인물을 앞세워 미국 중심의 기술 패권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도 젠슨 황이 등장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포옹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주요 협력사는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에 포진되어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을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또 GPU와 AI 가속기를 대만의 TSMC에서 위탁 생산(파운드리)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가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며, 매출이 급증해 올 상반기 D램 반도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지 못하지만, 올해 내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엔비디아 납품 여부에 따라 세계 반도체 순위가 뒤바뀌는 수준이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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