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5.8.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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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구하면서 제1야당 대표로서 존재감 키우기에 시동을 걸었다. '소통과 협치 복원'이라는 프레임을 정부·여당에 빼앗기지 않음과 동시에 국민의힘이 '대안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는 첫걸음으로 보인다.
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를 종합하면 장 대표 측은 이 대통령의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 제안에 '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 단독 회동'을 조건으로 내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에 "우리(장 대표 측) 입장과 조건은 명확하다. (이 대통령과 단독 회동이) 성사되는 게 아니라면 정부·여당 제안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인천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식사하고 덕담을 나누는 것이라면 영수 회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형식과 의제가 가장 중요하다. 야당이 제안하는 것들에 대한 일정 부분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9일에도 장 대표는 대통령실을 향해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통보하기 위한 형식의 만남이라 하더라도 추후 제1야당 대표를 만나 타들어 가는 민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정할지 입장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5.8.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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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회동 제안에 '독대 요구' 입장을 고수하는 것을 두고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정국에 끌려다니지 않는 '제1야당 대표'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함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회담 성과 등을 공유하는 자리에 나서 들러리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장 대표가 대통령실의 회동 제안에 "한미정상회담에서의 합의문을 공개하거나 팩트시트를 국민에게 공개한다면 굳이 회담의 성과를 여야 지도부를 불러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제1야당과 대화에 미온적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을 '역 패싱' 함으로써 존재감을 키우는 효과를 계산했을 수도 있다. 이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이 성사될 경우 장 대표는 여당이 밀어붙이는 특검과 검찰개혁 법안에 대한 속도 조절,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국민의힘 추천 몫 부결 건 등을 주요 의제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정 대표와의 갈등 속에서 이 대통령과 직접 소통을 통해 야당의 요구를 관철할 경우 국민의힘이 추후 대안정당으로서 위치를 다질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이 성사될 경우 극한 대치 상황 속 이 대통령 측에서 '소통과 협치를 복원했다'는 평가를 독점할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과 소통에 나서려다가 자칫 위연구어(爲淵驅魚·자신을 위해 한 일이 오히려 손해가 됨)와 같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장 대표를 지지해 준 강경 지지층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질 수 있는 점과 '선명한 야당'을 내세운 장 대표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김건희 또는 내란 특검 등의 수사 상황에 따라 회동 성사 여부가 갈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검의 압수수색 또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조사 일정 등에 따라 정국이 급랭할 경우 회동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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