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3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관세협상 지연됐으면 내년 성장률 0.27%p 하락… 美 불확실성에 경제 휘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무역정책 불확실성으로 성장률 0.13%p↓
    트럼프 재선 후 '불확실성 지수' 4배 급등


    한국일보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미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려고 펜을 잡으려는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에서 의자를 당겨 주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만으로도 우리 경제가 크게 휘청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일 발표한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커져 한국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0.13%포인트, 0.1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진철 한은 금융모형팀 차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인상을 예고한 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을 취해 시행 여부와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런 전략은 미래지향적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 관세 인상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직후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수'1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9년쯤 2,000 안팎을 오가던 이 지수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재선 후 8,000까지 치솟았다. 한은은 불확실성 충격에 한국 경제심리지수, 한국 국채수익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등이 하락하며 경기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출과 투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불확실성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가계가 예비적 저축을 늘려 민간 소비도 위축됐다.

    다만 한은은 지난달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돼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협상이 내년까지 지연됐을 경우 성장률은 올해 0.17%포인트, 내년 0.27%포인트 더 각각 떨어진다. 협상 타결로 그나마 하락 폭을 0.04%포인트, 0.11%포인트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주 차장은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부적 불확실성이 남아있을 수 있고, 중국·캐나다·멕시코 등의 대미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며 "기업 투자와 수출 위축을 막기 위해 무역금융 제공과 투자 여건 개선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관기사
    • 美 관세율 인상 폭 50개국 중 18위… 내년 수출 타격 더 커진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813060003317)
    1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수'
    스콧 베이커, 니콜라스 블룸, 스티븐 데이비스 등 미국 경제학 석학 3명이 국가별 주요 언론 기사에서 ‘경제’, ‘정책’, ‘불확실성’ 관련 단어 빈도를 집계해 계산하는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 가운데 '무역 불확실성(Trade Uncertainty)' 부문을 말한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