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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국 車 수출관세 25% 한달째…업계 "매에 장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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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31일 미국 차 수출 관세 25%에서 15%로 하향했지만

    한 달 넘게 25% 지속…합의문 미채택으로 발효 안갯속

    15% 지연시 월 2천억원 넘게 손해…"더 늦어지면 위험"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7월 31일 한미 무역합의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산 자동차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내렸지만, 15% 발효가 한 달 넘게 미뤄지면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2분기에만 1조6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본 상황에서 25% 관세가 장기화한다면 하반기 국내 완성차 산업의 경영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데일리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


    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한국GM)의 8월 수출 선적량이 1만4020대로 전달보다 36% 급감했다. 한국GM은 생산량 대부분을 북미로 수출하는데 관세 영향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도 해외 판매량이 각각 0.4%, 3.4%씩 감소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판매가격을 인상하고 있지 않아 아직 미국 판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수출 호조세 꺾이는 가운데 관세가 15%로 낮춰지지 않으면 ‘손해보고 파는’ 기간만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25% 관세 영향으로 지난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총 1조 6000억원 감소했다. 단순 계산하면 매달 약 5333억원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이를 기준으로 25% 대신 15% 관세가 적용될 경우 월 손실액은 약 32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관세 인하 발효가 한 달 늦어질 때마다 약 2100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지난해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0%에서 25% 관세를 부과받고도 미국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 그러나 ‘매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당장 15%로라도 낮춰지지 않으면 올해 남은 기간 약 1조원의 손실을 더 볼 우려가 있다.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장기적인 투자나 연구개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양국 간 무역합의문 채택이 이뤄져야 리스크를 없앨 수 있지만 이 소식은 함흥차사다.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방식에 대한 양국 간 이견 때문에 채택이 늦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조선업과 첨단산업 분야에 각각 1500억달러, 2000억달러 상당의 투자 펀드를 조성하되 대부분 대출과 보증 형태로 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직접 투자와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7월 말 무역 합의가 도출됐을 때만 해도 9월쯤에는 15%로 관세가 낮춰지나 했는데 불안한 심정”이라며 “적어도 이달 중엔 양국 합의문 채택이 이뤄져야 수출 효자 완성차 산업에 닥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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