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만에 1억6339만달러 사들여
“中 AI 칩 개발, 위협 안돼”…글로벌 IB 매수 의견 유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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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 엔비디아 ‘매수’에 베팅했다. 그동안 높은 몸값이 부담스러웠던 만큼 이번 하락 국면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본 것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해외 주식 가운데 순매수액 1위 종목은 엔비디아로 나타났다. 이 기간 투자자들은 한주만에 1억6339만달러(한화 2272억원)을 사들였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1~27일 엔비디아 순매수액이 6867억달러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만에 두배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이 기간 순매수 1위 종목은 팔란티어, 비트마인으로 나타났다. 실적 발표 직전 일주일부터 매수세는 가팔라졌다. 지난달 20~26일 엔비디아 순매수액은 844만달러로 급감했다가 발표 직전 순매수 규모가 커졌다.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유입된 배경으로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실적 발표한 이후 주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12일 183.16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말 170달러선까지 내려왔다. 지난 3일(현지시간) 주가는 170.63달러로 마감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완벽에 가까운 성적을 기대했던 투자자들로 인해 주가가 빠진 탓이다. 실적 발표 이후 이날까지 주가는 약 6.15%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411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413억달러)에는 소폭 못 미쳤다. 전년 동기 매출(262억달러)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규모다. 저전력 H20 칩의 중국 판매 실적은 제외됐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공백을 메울 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소식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이 엔비디아를 위협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는 시각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도 모두 자체 AI 칩을 개발했거나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면서도 “그 이후에도 TSMC의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 생산에서 엔비디아의 비중은 2025년 40%에서 2026년 60%로 확대될 전망이며, 데이터센터 매출 역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자체 칩은 보안 문제로 인해 미국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실적 발표 이후 잇달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206달러에서 210달러로, JP모건의 할런 서 애널리스트는 170달러에서 215달러로 각각 상향했다.
투자전문 매체 바차트에 따르면 엔비디아를 담당하는 46명의 애널리스트 중 38명이 ‘강력 매수’를 제시했으며, 2명이 ‘보통 매수’, 5명이 ‘보류’, 1명이 ‘강력 매도’ 의견을 냈다. 컨센서스는 여전히 ‘강력 매수’에 무게가 실렸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향 수출 제재는 엔비디아가 확보해야 할 시장을 제약하는 동시에 현지 업체들의 국산화 속도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CSP)의 설비투자(CapEx) 증액 기조가 장기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금리·전력·부지 등 거시적 제약 요인에 따라 투자 속도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백 연구원은 “2030년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4조 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겠지만 엔비디아 밸류에이션은 장기적으로 산업 인프라화에 기반한 프리미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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