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구글이 위성 이미지에서 보안 시설을 가림(블러) 처리하는 데 이어, 국내 지도에서 좌표 정보를 보이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며 정밀 지도 반출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9일 구글은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구글 지도 서비스 관련 간담회'를 열고 정밀 지도 반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안보 관련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 2월 국내 정밀 지도 반출을 신청했으나, 정부는 국가안보 및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추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지도 데이터 반출 여부 결정을 두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정부는 보안시설 블러 처리, 좌표 삭제,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 등을 지도 데이터 반출 허용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부문 부사장은 "위성 이미지 속 보안 시설을 블러 처리하는 데 이어, 한국 영역의 좌표 정보를 구글 지도의 국내외 이용자 모두에게 보이지 않도록 조치하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겠다"라고 밝혔다. 과거 구글은 지도 반출 요청에서 군사 기밀시설 등에 대해 블러 처리하는 대신, 보안 시설의 좌푯값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 이미지로 인한 민감 시설 노출 우려에 대해 크리스 터너 부사장은 "구글이 보유한 위성 이미지는 제3자인 상업 이미지 공급업체들로부터 구매한 자료"라며, "반출 신청 대상과는 무관하나, 한국 정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민감 시설에 대한 가림 처리 등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한 경우, 이미 가림 처리된 상태로 정부 승인된 이미지들을 국내 파트너사로부터 구입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구글이 반출을 신청한 지도는 '국가기본도'라는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크리스 터너 부사장은 "구글이 반출 신청한 지도는 국토지리정보원이 제작한 1대5000의 국가기본도로, 한국 정부가 이미 민감한 군사·보안 정보를 제외하고 제공한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정밀 지도 제공 시, 구글 지도 서비스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면서 높은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70% 이상의 관광객들이 해외 여행 시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구글 지도 서비스 제한이 해외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 터너 부사장은 "한 연구에 따르면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을 때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18조원 이상의 매출 효과를 이룰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매출 및 고용 성장률이 늘어나는 등 지도 데이터 반출로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외에도 크리스 터너 부사장은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과 관련 한국 정부와의 협력을 지속하고, 국내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민관과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구글 지도 관련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국내외 이용자 및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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