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맞서 신선식품 보완·새벽 배송
넷플릭스 등 빅브랜드 유치, 광폭 행보
9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with 컬리' 기자간담회에서 이윤숙(왼쪽부터) 네이버 쇼핑사업부문장, 김슬아 컬리 대표, 정경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프로덕트 리더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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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넷플릭스에 이어 신선식품에 강한 컬리, 글로벌 택시 호출 플랫폼 우버와 손을 잡는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라면 여가, 식사, 이동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소비자에게 친숙한 빅 브랜드를 연달아 유치한 네이버의 광폭 행보가 멤버십을 앞세워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을 위협할지 주목된다.
네이버와 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5일 출시한 컬리N마트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컬리N마트는 컬리가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들어가 자사 상품을 파는 장터다.
컬리N마트는 소비자에게 컬리 앱과 같은 혜택을 준다. 우선 소비자는 컬리 앱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 생활·주방용품을 컬리N마트를 통해 살 수 있다. 오후 11시 전까지 주문한 상품은 컬리와 똑같이 다음 날 아침 도착한다. 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컬리 멤버십(코어 옵션)처럼 2만 원어치 이상 구매하면 무료 배송을 적용받는다.
두 회사 모두에 이번 협업은 파격이다. 2015년 창립 이후 자체 홈페이지·앱에서만 상품을 팔던 컬리는 외부 플랫폼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소비자 눈에 가장 잘 띄는 첫 페이지 상단 자리를 컬리N마트에 내줬다.
네이버와 쿠팡의 싸움터는 더욱 넓어지게 됐다. 네이버는 그동안 약했던 신선식품을 컬리를 통해 보완하면서 상품의 면면을 촘촘히 갖추게 됐다. 새벽 배송도 쿠팡을 겨냥한 면이 크다. 자체 물류망이 없는 네이버는 7월 말부터 CJ대한통운과 뭉쳐 시작한 새벽 배송을 컬리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에도 맡긴다.
4,000만 유저 얻는 컬리·우버
네이버와 컬리가 4일부터 개시한 컬리N마트 화면 모습. 컬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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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이날 발표한 우버와의 업무 제휴는 네이버 멤버십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힘을 보탤 전망이다. 로켓배송,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해 회원 규모를 키우고 있는 쿠팡의 와우멤버십과 닮은 전략이다.
네이버는 2024년 11월 멤버십 가입자에게 넷플릭스를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하는 '네넷 동맹'을 시작했다. 컬리, 우버까지 가세하면서 '멤버십 유니버스'를 짜면 단골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컬리, 우버 입장에서도 네이버와의 연합은 윈윈이다. 30, 40대 여성이 주로 찾는 컬리는 대다수 국민이 쓰고 있는 네이버 가입자를 한꺼번에 고객으로 확보한다. 모빌리티 시장 점유율이 10%대 이하인 우버 역시 이번 협업으로 90%에 가까운 카카오모빌리티를 뒤쫓을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우버와의 구체적 협업 내용을 30일 공개한다.
네이버의 상징색인 녹색 옷을 입고 나온 김슬아 컬리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 중 네이버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지 않나"라며 "4,000만 유저를 확보한 플랫폼을 통해 컬리를 쓰지 않는 이용자까지 (고객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부문장은 "네이버는 콩나물·두부 같은 기초 식품을 직접 다룰 자신이 없는데 이를 건강한 파트너십으로 해결하고 싶었다"며 "컬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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