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이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상도. /국방과학연구소(ADD)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에 장착할 예정이었던 사거리 300km 이상의 초음속 공대함(空對艦) 미사일 개발 사업이 주변국과의 ‘장거리 교전 확률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중단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북한이 해상 핵 능력 확보를 위해 지난 4월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진수하고, 중·러 해군이 서해와 동해에서 활동하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지난달 장거리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을 국내 개발하는 ‘공대함유도탄-Ⅱ’ 사업에 대해 ‘사업 타당성 미확보’라는 결론을 냈다. 이 미사일은 음속의 2~3배 속도로 300㎞ 이상을 날아가 적 함정을 타격하는 무기다. 한국군의 대표적인 공대함 미사일인 ‘하푼’의 경우 300㎞ 떨어진 목표를 타격하는 데 16분이 걸리지만,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로는 약 6분이면 타격이 가능하다. 속도가 빠른 만큼, 적이 요격할 가능성도 떨어진다.
그러나 KIDA는 “적의 방어 체계 돌파 가능성이 낮다” “해군의 주변국 대응 절차를 고려할 때 장거리 교전 확률이 낮다”면서 사업 타당성이 없다고 봤다. 당초 5640억원으로 추정했던 사업비가 1조2000억원으로 배가량 늘어난 것도 부담이 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내년 정부 예산안에 관련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군 소식통은 “언제부터 요격될 가능성이 높다고 미사일 개발을 중단했냐”며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최현호 요인을 고려하지 않아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최현호를 찾아 “핵무장화의 급진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며 해군의 작전 능력 발전이 “최중대 국사(最重大 國事)”라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은 초음속보다 더 빠른 극초음속 대함미사일도 개발했는데 한국은 이런 것이 필요 없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초음속 공대함 유도탄이 있으면 최현급 구축함에 장착될 전술핵 탑재 함대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장거리에서 무력화시킬 수 있다”며 “우리 군이 해상 핵 공격 능력을 확대하는 북한의 위협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양지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