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차단 반발' 반정부 시위 사흘째
사망자 25명·부상자 633명으로 늘어
시위 격화에 군 투입·통행금지령 발효
9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람 찬드라 파우텔 대통령 관저가 반정부 시위대의 방화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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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정부의 부패와 소셜미디어(SNS) 차단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이번 시위로 전 총리의 부인이 사망하고 대통령 관저와 정치인 자택이 불길에 휩싸였다. 네팔 전역에는 통행금지령이 발효됐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와 동부 이타하리 등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가 이날까지 사흘째 이어졌다. 샤르마 올리 총리가 인명 피해에 책임을 지고 전날 사임했지만 시위대의 분노는 여전했다.
학생 등 젊은 층으로 이뤄진 시위대는 의회 의사당, 대통령 관저, 주요 정치인의 자택을 습격하고 불을 질렀다. 네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의 방화로 카트만두의 힐튼 호텔이 불에 탔고 잘라나트 카날 전 네팔 총리의 아내가 목숨을 잃었다. 인도 유력 매체 민트(Mint)는 "반정부 시위대는 9일 카트만두 달루 지역에 있는 카날 전 총리 부인의 자택에 불을 질렀다"며 "총리 부인은 심각한 화상 부상으로 결국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네팔 의회당의 지도자인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전 총리와 그의 아내이자 현 외무장관인 아르주 라나 데우바를 폭행하기도 했다. 폭력 시위로 인명 피해도 늘었다. 네팔 보건부에 따르면 시위대 사망자는 25명, 부상자는 633명으로 늘었다.
10일(현지 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네팔 군인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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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당국은 시위가 격해지자 9일 밤부터 군을 투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군 병력이 이날 의회 주변에 배치됐고 장갑차가 거리에 등장했다. 통행금지령도 발령됐다. 군 당국은 X에 게재한 글에서 "11일 아침까지 통행금지령을 유지한다"며 "시위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파괴, 약탈, 방화, 공격은 모두 범죄로 간주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팔 현지 영자매체인 히말라야타임스는 "네팔 전역 특히 카트만두에서 반정부 시위 관련 약탈, 방화, 폭력 행위로 27명이 네팔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교도소가 습격을 받아 불이 나고 수감자가 탈옥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중부 간다키주 포카라에 위치한 카스키 교도소가 습격받아 수감자 약 900명이 탈옥했다. 서부 수두르파스침주의 카일라리 교도소와 중부 바그마티주의 랄리트푸르 교도소에서는 방화가 발생했다. 인도 ANI통신은 "네팔 교도소에서 탈출해 인도로 향하던 수감자 5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Z세대 시위'로 불리는 이번 시위는 네팔 정부가 지난 5일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포함해 여러 SNS 접속을 차단한 데서 촉발됐다. 정부는 이들 플랫폼이 혐오 발언, 가짜 뉴스, 사기 등에 악용되고 있다며 운영업체에 현지 대응 책임자 배치를 지시했지만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SNS 차단에 시위대는 "SNS를 멈추지 말고 부패를 멈춰라" "청년들은 부패에 맞선다" "소셜미디어 차단을 철회하라" 등 구호가 적힌 깃발과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수십 년 만의 유혈 충돌에 네팔 정부는 SNS 차단 조치 해제와 총리 사임을 발표했지만 시위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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