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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폴란드 “러 드론 3∼4대 격추… 러시아의 의도적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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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정부가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드론이 총 19차례 자국 영공을 침범한 사례가 발생했고 드론 3∼4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폴란드의 도발 의심에 러시아는 국방부와 외무부가 나서 적극 반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를 한 뒤 “드론 3대를 격추한 사실을 확인했고 네 번째 드론이 격추됐을 수도 있다”며 상당수 드론은 벨라루스에서 국경을 넘어 들어왔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당시 키이우 상공을 비행하는 드론.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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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스크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조약 제4조 발동을 요청했다며 “동맹국들과 협의는 나토조약 4조 발동을 공식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나토조약 4조는 영토 보존,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를 위협받은 동맹국이 긴급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폴란드를 비롯한 대부분 유럽 국가는 러시아가 폴란드에 고의로 드론을 날렸다고 의심한다. 그러나 러시아와 러시아 우방국인 벨라루스가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이날 폴란드 외무부에 소환된 안드레이 오르다시 폴란드 주재 러시아 대사대리는 격추된 드론이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날아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폴란드 영토에 있는 목표물을 파괴할 계획은 없었다”며 “폴란드 국방부와 진상규명에 협조할 의사가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드론의 최대 비행 범위가 700㎞를 넘지 않는다는 근거로 폴란드 영공 침범 가능성을 일축한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드론으로 국경에서 700㎞ 이상 떨어진 외크라이나 서부를 공격한 적이 있다.

    러시아 외무부도 국방부 성명 후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위기를 더 악화하려고 퍼뜨리고 있는 근거 없는 믿음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외무부도 양국 국방부가 진상 규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면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밤사이 드론이 경로를 이탈한 사실을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파벨 무라베이코 벨라루스군 참모총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습을 주고받다가 전자전 장비 때문에 드론이 길을 잃어 일부는 격추했으나 일부는 경로를 벗어나 그러지 못했단 것이다.

    그러나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의도적 도발이라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밤사이 러시아가 드론 415대를 날렸고 이 중 386대를 요격 또는 교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드론 122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폴란드 당국은 격추되거나 추락한 드론 잔해를 수색 중이다. 현지매체 TVP는 영공을 침범한 드론 1대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에서 250㎞ 넘게 떨어진 폴란드 중부 므니슈쿠프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이 드론은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개량한 러시아 게란2 기종으로, 연료가 고갈돼 추락했다고 TVP는 전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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