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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 자동차 관세 내려도 15%…중남미 판로 개척 속도내는 日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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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쓰비시, 중남미 국가로 車 수출

    마쓰다, 美 소형차 수출 줄이고 다른 지역으로 돌려

    16일부터 15% 관세율 적용…연초 2.5% 대비 현저히 높아

    향후 수익성, 환율이 변수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완성차 제조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 이외 판매 채널 개척에 소매를 걷어 올렸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브라질에서 중남미 국가로 유통업체를 통해 수출에 나섰고, 마쓰다는 멕시코에서 이윤이 적은 미국으로 소형차 수출을 줄이고, 다른 지역으로 돌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7.5%에서 15%로 낮췄지만 여전히 높은 관세에 수익성 다각화 전략의 하나로 미국 외 지역에서 판로 개척에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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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16일 0시1분(동부시간, 한국시간 16일 오후 1시1분)부터 일본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7.5%에서 15%로 낮췄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외국산 수입 제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했다. 이에 일본은 기존 2.5%의 관세에 25%의 새로운 관세를 더해 27.5%의 관세를 부과 받았다가 지난 7월 미일 무역합의 이후 이달 초 세부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이날부터 관세율이 15%로 떨어졌다. 이는 일본과 미국 정부가 자동차 관세 인하에 합의한 지 56일 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애널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추산한 결과, 관세 인하 적용이 늦어지면 일본 자동차 7개사는 하루 30억엔(약 281억원)의 부담을 안게 된다. 단순 계산으로 1600억엔(약 1조5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

    관세율은 낮아졌지만 올 봄까지 2.5%였던 것에 비하면 현저히 높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2위 시장인 미국에 주력해 왔지만 높은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외 판로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쓰비시는 브라질에 중남미 수출 거점을 마련했다. 브라질에서는 공식 대리점인 HPE 오토모터를 통해 미쓰비시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에는 브라질 내수용에 머물렀지만, 아르헨티나 등 주변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미쓰비시는 미국 판매 전량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2026년 3월 화계연도의 관세 영향은 32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 3월26일로 끝나는 회계연도의 연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6% 감소한 100억엔을 기록,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미쓰비시는 올해 3월25일로 마감된 회계연도의 판매량 실적 중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가 31%, 미국이 13%를 차지했다. 반면 남미는 7%에 불과하다.

    마쓰다는 멕시코에서 미국향 소형차 수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판매가격이 낮은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모로 가츠히로 마쓰다 사장은 “의도적으로 출하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조사업체 마크 라인스에 따르면 8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마쓰다3는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한 960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X-30은 37% 감소한 3970대를 기록했다. 이들 차종은 캐나다와 콜롬비아로의 수출이 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마쓰다는 미국 매출의 50%를 일본에서 수출했다. 관세 영향은 8월 1일 관세 인하를 전제로 2333억엔에 달하며, 관세 인하 지연으로 영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마쓰다는 미국향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돌려 이익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완성차 업체 7개사가 발표한 2026년 3월기 결산 연간 전망에서는 경영 정상화 중인 닛산자동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예상 환율은 1달러=145엔으로, 역사적 엔저 수준의 수혜도 크다”고 짚었다.

    각 업체들은 환율이 달러당 110~120엔에도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원가 경쟁력을 키워왔다. 최근 물가와 인건비 등이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 지금은 어떻게든 견딜 수 있는 수준이지만, 향후 환율에 따라 경영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엔도 코지 SBI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가격 전가와 기능 개선에 의해 가격 상승이 진행될 것이며 내년 봄까지 ”평균 10-15%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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