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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속도 빨라진 주 4.5일제 도입…재계 "기업경쟁력 약화만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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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과제 입법계획에 '실노동시간 단축 추진' 포함

    재계 "낮은 노동생산성 향상이 먼저…노동시장 유연화해달라"

    연합뉴스

    주 4.5일제 도입 요구하는 금융노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보경 김은경 홍규빈 한지은 기자 = 법제처가 17일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입법계획을 수립한 가운데 '실노동시간 단축 추진'이 이에 포함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주 4.5일제 도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재계는 우리나라 노동시장 특성상 근로 시간 단축보다는 노동생산성 향상이 급선무라며 섣부른 4.5일제 도입은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활동을 마무리한 국정기획위원회에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3단계 전략 로드맵을 보고했다.

    올해 내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법과 주 4.5일제 지원 사업을 마련한 뒤 내년 포괄임금제 금지 입법을 추진한다는 것이 로드맵의 골자다. 또 정부는 2027년 이후에는 주 4.5일제 확산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내놓은 '10대 공약집'에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과 주 4.5일제 도입을 통해 2030년까지 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노동부가 제안한 로드맵이 이날 법제처의 국정과제 입법계획에 포함되면서 로드맵의 핵심인 주 4.5일제의 도입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민주당 대표 당시 주 4.5일제 토론회 참가한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재계는 섣부른 주 4.5일 도입 논의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선진국 대비 크게 낮은 것을 고려하면 노동시간 단축보다는 노동생산성 향상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54.6달러로 OECD 평균(70.6달러)의 77.4%, G7 평균(80.6달러)의 67.8%에 불과했다.

    일본, 유럽연합(EU)과 비교분석 조사에서는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22년 기준 52.98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21개국 가운데 17위에 그쳤다.

    경총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아직 우리 노동생산성이 낮은 상황에서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자칫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저하하고, 사회 양극화를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로 시간 단축 논의에 앞서 우리 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보다 유연한 근로시간제도 개선과 같은 다양한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재계 관계자들도 주 4.5일제 도입은 인건비 등 기업 부담만 가중하는 결과를 야기한다며 노동시장 유연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산업별, 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근로 시간을 단축할 경우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산업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 4.5일제가 연착륙하기 위해선 노동시장 유연화 등 보완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도 "실노동시간을 단축한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주 4.5일제를 유도하는 방안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주 4.5일제를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행스럽지만, 주 52시간 규제 자체를 풀어달라는 경제계의 주된 요구는 변함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관련 법이 입법될 경우 주 4.5일제 등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한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고용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견기업계는 이와 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한 중견기업계 관계자는 "주4.5일제는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중견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하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며 "주4.5일제 시행에 앞서 우리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하고, 경직된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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