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등 여권과 갈등 더 커질듯
조희대 대법원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를 나서며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과 관련한 정치권의 의혹 제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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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17일 지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한다'고 말했다는 더불어민주당발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자신에 대한 의혹을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 등 여권과의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행정처를 통해 '최근 정치권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한 대법원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정치권 등에서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 등과 만나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대법원장은 위 형사 사건과 관련해 한덕수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전 총리도 조 대법원장과 만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몇 달 전 같은 의혹이 떠돌 당시에 참석자로 거론된 전직 검찰총장도 조 대법원장과 만난 사실이 없으며 서로 모르는 사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사흘 후인 지난 4월 7일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는 제보 내용을 소개했다. 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오찬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다고 한다"며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법원장 스스로가 사법부의 독립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을 넘어서 내란을 옹호하고 한덕수에게 정권을 이양할 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해당 발언 관련 기사 링크를 게재하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조 대법원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 대법원장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제주4·3평화공원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조 대법원장은 스스로 사퇴할 때가 됐다"며 "존경받아야 할 사법부 수장이 정치적 편향과 알 수 없는 의혹 제기로 사퇴 요구가 있는 만큼,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지난 15일 처음 공개적인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 이후 계속 압박 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사실이라면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과 정치 개입은 즉각 규명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민주당을 중심으로 의혹이 확산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는 원동력은 사법부 내 불만 표출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부 부장판사들은 공개적으로 조 대법원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에 정당성을 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도 전날 성명을 내 "여당이 밀어붙이는 사법개혁에 많은 국민이 호응하고 법원은 개혁 주체가 아닌 개혁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이는 대법원장의 진두지휘에 따라 비상식적 절차를 통해 선고한 대통령 후보에 대한 파기환송 판결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송지원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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