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韓中 외교장관 회담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현지 시각)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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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과 업무 만찬을 함께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대통령 특사단이 중국을 방문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지만 양국 외교 장관 대면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담에서 두 장관은 10월 31일~11월 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진핑 주석의 방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회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시 주석이 APEC 정상 회의에 원칙적으로 참석하겠다는 의사가 확실한 것으로 느꼈다”며 “이에 따라 왕이 부장도 10월 중 방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얘기했다”고 했다. 양측은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포함한 북한 문제도 협의했다. 조 장관은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설치한 대형 철제 구조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또 왕이 부장에게 북한의 대화 복원을 위해 중국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왕이 부장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17일 베이징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조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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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모두 발언에서 조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번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향후 양국 관계를 더욱 깊게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면서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 회의가 한중 관계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시 주석이 2014년 마지막 방한 후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할 것을 재차 요청한 것이다.
왕 부장은 “중국과 한국은 가까운 이웃으로서 자주 왕래하며 소통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면서 “양국이 서로를 더욱 깊게 이해하고, 오해를 피하며, 신뢰를 증진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올해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시진핑 주석이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며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와 함께 유엔을 구심점 삼는 국제 시스템을 수호하여 국제 질서가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주권 평등과 다자주의 등을 강조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는 반서방(反西方) 국제 질서 구축을 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왕 부장은 지난 11일 갯벌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남성을 구하려다가 순직한 해양경찰관 이재석 경사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으니 계속 발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또 “이를 통해 양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우호 감정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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