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이재명 정부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
왕이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 수준 높여야”
조현 “중국 대한반도 정책 변함없다 얘기 나눠”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17일 댜오위타이 국빈관 12호각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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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장관이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양국 협력 확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논의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도 “한·중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시 주석의 10월 방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나 3시간 가량 회담과 만찬을 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처음이다.
왕 부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중국 국적의 노인을 구하다 숨진 한국 이재석 경사을 언급하면서 “희생에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 대한 진심어린 위로를 전하는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시 주석이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제시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성과를 지키고, 전후 국제시스템을 추진해 국제 질서를 더 공정한 방향으로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조 장관은 “양국 간 서로 국민 마음을 움직이는 여러 감동적인 사건들이 있었다”며 “국민들 간 좋은 감정을 계속 만들어나가면서 한·중관계가 더 성숙하고 깊이 있게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APEC이 (올해) 한국에 이어 내년 중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중관계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경주 APEC에 오시고 한국 방문을 하심으로써 양국 관계 발전을 이뤄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왕 부장과 회담과 만찬 직후 주중한국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중 간의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반도)비핵화를 해나가기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면서 “추가적으로 협상하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APEC 정상회의 관련 시진핑 주석이 원칙적으로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느꼈다”며 “이에 따라 왕이 부장도 방한하기로 하는 방안을 이야기 나눴다”고 말했다. 시 주석 방한 전 양국간 사전 조율 성격을 띤 왕 부장의 방한 일정에 관해서는 “10월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북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에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도모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의 6년 만의 만남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언급이 없었다지만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변함이 없다는 정도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김 위원장이 중국 측에 설명한 ‘적대적 두 국가론’에 대한 설명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해 중국측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중국측이 우리 정부에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대만 문제에 대한 현상 유지를 지지한다. 더 나아가 동북아에서 평화유지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중국 측도 원칙적으로 공감해줬다”고 덧붙였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전임 조태열 장관이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왕 부장과 만난 지 6개월 만에 열렸다. 관례상 이번에는 중국 측이 방한할 차례지만,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조 장관이 먼저 방중한 것으로 보인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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