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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탈레반 정권, 첫 인터넷 금지령…"부도덕 행위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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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개 주서 접속 차단…주정부 대변인 "수일내 전국적 시행 예상"

    연합뉴스

    아기 안은 아프간 여성들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부도덕한 행위를 막겠다며 2021년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일부 지역에 인터넷 금지령을 내렸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아프간 당국은 전국 34개 주 가운데 10개 주에서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의 지시에 따른 조치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이후 처음 시행하는 인터넷 금지령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넷 접속이 차단된 주는 바글란, 바다크샨, 발크, 헬만드, 헤라트, 칸다하르, 쿤두즈, 님루즈, 타하르, 우루즈간 등이다.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는 쿤두즈주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날 오전 탈레반 대원들이 인터넷 서비스 업체 사무실에 진입해 장비를 압수했다고 전했다.

    탈레반 대원들은 해당 업체 직원들에게 "죄악을 방지하기 위한" 최고 지도자의 개인 지시에 따라 제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통보했다.

    이후 아프간에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해 온라인 학습에 의존하는 여학생들의 교육이 중단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 업무적으로 인터넷을 반드시 써야 하는 사업가들도 난처한 상황을 토로했다.

    남부 칸다하르주에서 대리석 시공업을 하는 아타 모하메드도 AFP 통신에 "(인터넷) 연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큰 손실을 볼 것"이라며 "인도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고객들에게 이메일로 제때 답장을 하지 못하면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프간 당국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부정적 콘텐츠를 사실상 막겠다는 입장이다.

    아타울라 자이드 북부 발크주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조치는 부도덕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시행됐다"며 "인터넷 수요를 맞추기 위한 대안이 전국적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썼다.

    쿠레시 바들룬 낭가르하르주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최근 아프간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이 경제·사회·문화·종교적 기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도덕적 타락으로 이끌었다"며 "앞으로 며칠 안에 (인터넷 접속 차단 조치가) 전국에서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인 탈레반은 옛 소련군이 철수한 이후인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에서 처음으로 집권했다.

    그러나 미국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배후로 '알카에다'를 지목했고, 우두머리인 오사마 빈라덴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아프간을 공격해 탈레반 정권을 축출했다.

    20년 만인 2021년 미군이 철수하자 재집권한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엄격하게 해석해 여학생의 중학교 진학을 금지하는 등 인권침해 조치를 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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