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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전 정부 정책미스 '스노볼'… 공공주택 강화 '헛구호'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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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전세임대 접수 '올스톱'
    LH, 물량 초과 이유 들었지만 경상비 등 예산부족 드러나
    李정부 정책 동력 상실 불가피… 주거 불안심리 자극 우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7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매년 신규 주택 27만가구 착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도권 공공택지 매각을 중단하고 직접 시행에 나선다. 사진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7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2025.09.07.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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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주택 공급확대 정책이 예산부족과 정책집행 지연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사태는 사실상 윤석열정부가 편성한 공공임대주택 예산의 한계가 드러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편성된 예산이 충분치 않아 이재명정부가 출범 후 이를 조정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세임대주택 수시모집 신청접수를 오는 22일부터 잠정중단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공급대책의 핵심이 '공공주택 공급강화'인데 이번 조치가 이에 전면배치된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주택 총 135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일부는 LH가 직접 공공택지에서 주택사업을 시행해 공급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국민임대주택 100만가구 건설을 통해 무주택 서민의 전월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 택지개발지구, 이전 대상 공장·학교부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부지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LH는 이날 전국 공공 전세임대주택 수시모집 신청을 잠정중단한다고 밝혔다. LH는 표면적으로 '물량 초과'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경상비 예산 등 관련 기금부족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년·신혼부부·다자녀가구 등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 확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출범 이후 △공공주택 비중확대 △청년 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 공급 △신혼부부·다자녀가구 주거지원 강화 등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워왔다. 또 △미분양 공공매입 확대 △청년·신혼부부 맞춤형 공공임대 확대 △주거 바우처제도 개선 등을 통해 서민 주거 사다리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하지만 공공 전세임대 수시모집 전면중단은 이러한 정책기조와 배치된다. 핵심 지원층이 피해를 보면서 정책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만간 진행될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세·매매시장 모두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다. 전세시장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공공 전세임대 모집중단으로 청년과 무주택자 등 기존 수혜자들이 민간 전세시장으로 몰리면 수도권과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인근 시세가 상승압력을 받게 된다. '공공 전세도 구하기 어렵다면 민간 전세는 더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장불안 심리가 확산할 수 있다.

    심리적 영향도 크다. 공공임대 지원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정책 일관성과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고 부동산 투자자나 임대업자 입장에서는 전세수요 증가가 예상될 경우 가격·보증금 설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급확대 정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집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공공 전세임대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청년·신혼부부 등 민감한 수요층에 직격탄이 될 경우 전세불안 심리를 자극해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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