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보험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 공개
보험사 "생산적 금융에 장기 투자 여력 생겼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19. jini@newsis.com /사진=김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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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한 자본규제 개선 방침에 보험업권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보험사들이 자본비율 관리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규제가 개선되면 모험자본을 공급할 여유가 생긴다. K-ICS(킥스·지급여력비율) 수준은 유지하면서도 인프라와 벤처기업 등으로 투자를 다변화할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생산적 금융을 위한 보험사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보험사는 현행 자본규제에서 시장 위험의 부담으로 국채 중심의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장 위험 산출 방식을 조정하기로 했다. 자산·부채 현금흐름 매칭 규제도 현실화해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생산적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보험사가 정책 프로그램 주식에 투자할 때 위험계수 부담을 줄여 K-ICS 변동성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 펀드에선 실제 투자 자산을 분해해 해당 자산의 위험을 측정하기로 했다. 위험이 과다하게 산출되는 부분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ALM(자산·부채 종합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생산적 금융이 장기 투자의 대안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정부 인프라 펀드에 투자할 때 자산과 부채 현금흐름이 유사하다면, 자산 스프레드를 부채 평가 할인율에 가산할 예정이다. 보험사 부채가 줄어들어 K-ICS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보험사의 장기 국채 쏠림을 개선하고 현금흐름이 실물 기업금융으로 흐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자본 규제 개선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보험사들은 장기화하는 저금리 기조로 자본비율 하락을 겪는 중이다. 지난 1분기 기준 보험사 K-ICS는 197.9%로 2023년 경과조치 적용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보험사들이 조 단위 자본성 증권을 신규로 발행하면서 2분기에는 200%대 초반으로 회복됐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보험사는 생산적 투자를 늘려도 K-ICS 개선을 이루면서 자본확충 부담을 덜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사가 사회간접자본 등 인프라나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위험액이 높아 요구자본이 많아지고,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졌다"며 "앞으로는 장기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생산적 금융의 투자처를 정부가 많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에 투자하려고 해도 막상 그 물량이 없을 수 있다"며 "보험사가 막상 투자하려고 나섰을 때 정보가 부족한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과도한 투자의 위험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보험사가 위험계수 완화를 계기로 주식과 펀드 등 투자를 늘리며 수익률을 좇아가다가 오히려 건전성 위험이 더 커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보험사 생산적 투자를 늘리려면 근본적으로 장기 국고채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보험사가 금리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30년 이상 초장기채 매입을 늘리면서 시장에선 채권 가격 왜곡 현상이 발생했다. 초장기채 금리가 오히려 단기물보다 낮아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초장기채 투자 수요가 계속 있었고, 궁극적으로 장기채 공급이 늘어나 자본 부담이 완화되지 않으면 생산적 분야로 투자를 늘릴 수 없다"며 "ALM 측면에서 현금흐름 매칭 조정 적용을 검토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국채 중심 장기 자산 투자 외에는 여전히 제약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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