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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가 9월 20일과 2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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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할 경우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호응할 경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가 국제적으로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 따라 APEC 정상회의 전후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6월 방한 당시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한 바 있다.
2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의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의지에 호응하면서 이를 지렛대로 삼아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최근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북중러 협력 강화를 공개적으로 과시하며, 동북아 핵보유국으로서 중국·러시아와 동등한 위치에 있음을 부각하기도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과 '억제력 제2사명(핵 반격) 가동 시 주변국 붕괴'를 위협하며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허황'으로 폄하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이 실패할 경우에는 군사적 에스컬레이션(우위성 확보) 카드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직접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수차례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가졌고, 여전히 그렇다" "김정은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북미 정상 간 '깜짝 회동'이 APEC 정상회의 전후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0월 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APEC 정상회의 참석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두 정상이 뜻을 모으면 만남이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접촉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한 '맞춤형 호응' 성격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 내놓으며 깜짝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신호로도 풀이된다"면서도 "다만 미국이 먼저 양보해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협상 문턱을 높여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하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고 했다.
[성남=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제80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하기 위해 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5.0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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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 대화의 손을 내밀면서도 한국과는 적대적 관계를 더욱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우리는 한국과 마주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며 "철저히 이질화되였을뿐 아니라 완전히 상극인 두 실체의 통일이란 결국 하나가 없어지지 않고서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도 직접 거론했다. "대한민국에 새로 들어선 이재명 정부는 (이전 정권과) 본질상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현 집권자의 이른바 '중단-축소-비핵화'라는 '3단계 비핵화론' 역시 우리의 무장해제를 꿈꾸던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옮겨 베껴온 복사판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간 이 대통령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김 위원장이 직접 실명을 거론한 건 한반도 정세를 놓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석좌교수는 "북한은 한국 3단계 비핵화론 및 '피스-페이스메이커' 발언 등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이 대통령에 의해 북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의 방식이 풀어나가는 걸 견제하기 위한 연설 내용으로 풀이된다"며 "비핵화·통일을 강요하지 말고 그냥 독자 국가로 살아가게 놔두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미 대화 등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 교수는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의 문제이면서 국제적 성격을 지닌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며 "신뢰 관계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이 없는 한반도와 평화통일은 먼 훗날의 비전이다. 이재명 정부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화공존의 언행일치를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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