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코스 기술 고도화·노선 확대 기대"
국내 최초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청계A01' 정식 운행 첫날인 23일 시민들이 정차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
23일 서울 청계천변 도로. 긴급 상황에 대비해 차량 제어용 '조이스틱'을 든 시험 운전자가 승객과 나란히 좌석에 앉아 출발 버튼을 누르자 자율주행 셔틀버스 '청계A01'이 미끄러지듯 출발한다. 케이블카를 연상케 하는 형태와 크기의 전기버스로 수초 만에 시속 20km에 다다른다. 청계천변 인파, 을지로 상가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토바이와 트럭에도 부딪힐 듯한 불안감이 느껴지는 순간은 없었다.
4개의 라이다(LiDAR) 센서, 5개의 레이더(Radar) 센서, 카메라 센서 8대 덕이다. 행인이 갑자기 튀어나오기 전에도 차량이 미리 멈추고, 운전자가 짐을 내리려는 차량의 갓길 주차에도 기다렸다가 부드럽게 빠져나가는 능력을 보인다.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이날 국내 첫 정기운행을 시작하자 행인이 사진을 찍고 탑승하려고 줄을 서는 등 관심을 끌었다.
이 차량은 민간기업 오토너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가 국산 기술로 개발한 자율주행차 '로이(ROii)'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0단계부터 5단계까지 총 6단계로 구분한 자율주행 기준 가운데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 4', 테슬라 등 고기능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 2.5' 사이 '레벨 3'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제조사 측은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에서도 이 차량의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두 대가 운행에 투입된 청계A01을 이날 오후부터 청계광장, 청계3가(세운상가), 청계5가(광장시장) 등을 왕복 4.8km 구간 11개 버스정류장에서 탈 수 있게 됐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1일 11회, 30분 간격(점심시간 제외)으로 운행한다. 시내버스처럼 교통카드만 찍으면 당분간 무료로 탈 수 있고, 내년 하반기에는 유료화할 예정이다. 승객 8명이 정원이다.
운전대가 없기 때문에 안전 관리를 위해 수동 조작할 수 있는 시험 운전자 한 명이 동승한다. 이날도 꼬리 물기, 불법 주·정차 등 복잡한 도로 사정에 길이 막히자 급정거한 뒤 수동 운행으로 잠시 전환했다. 차량이 몰릴 때는 급정거를 자주 하다 보니 서서 타기에 부적합해 보이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변종화 A2Z 파트장은 "차로를 넘나드는 보행자, 오토바이, 화물차 등이 많아 전국적으로 자율주행 노선 중에서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며 "운행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욱 빠르게 기술이 고도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여장권 시 교통실장은 “앞으로도 서울시 곳곳에서 고도화된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