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7월) 0.8%에서 0.9%로 0.1%포인트 소폭 상향 조정했다. 올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 완화된 재정·통화 정책이 성장률 인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다만 1%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인공지능(AI) 대전환의 이점을 적극 활용하고 고령화에 대응하는 연금제도 개편 등 구조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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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韓성장률 0.1%p↑…“추경 등 효과”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 단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아난드 단장을 대표로 한 IMF 미션단은 지난 11일 방한해 2주간 한국의 거시경제·재정·금융 등 경제 전반을 점검하고 정부와 협의했다.

IMF 미션단은 올해 둔화한 한국 경제가 내년엔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7월 수정전망에서 제시한 0.8%보다 0.1%포인트 상향했고, 내년 성장률은 1.8%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이는 앞서 한국 정부가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수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날 내놓은 전망치(올해 1.0%·내년 2.2%)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IMF는 지난 4월 1.0%로 전망했다가, 7월 국내 정치와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등을 반영해 0.8%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은 8월 말 기준 전년동기 대비 1.7%로 낮아졌지만 올해와 내년엔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난드 단장은 “올해 성장률 전망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됐고, 이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두 차례 추경을 비롯한 통화·재정의 완화 기조가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그 효과가 내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IMF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을 이번 성장률 소폭 인상 배경으로 언급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재정건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난드 단장은 “충분한 정책 여력, 목표 수준에 근접한 인플레이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완화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이 적절하다”면서도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수렴하면서, 장기 대규모 재정지출 압력에 대응할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노력이 재개돼야 한다”고 했다. 아난드 단장은 지출 구조조정 방안과 관련해선 “부가가치세 관련 예외 사항들을 효율화하고 법인세 지출을 점검하는 등 전체적인 세입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고령화로 지출 압력↑ 재정앵커 도입해야”

견고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내수 활성화와 수출 구조 다변화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아난드 단장은 “점진적인 가계부채 축소,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인구구조 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서비스 수출의 발전을 지원하고, 혁신 및 AI 대전환을 활용하며, 수출시장 및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정책은 대외 수요의 복원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IMF는 또 잠재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구조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난드 단장은 “고령화로 인한 장기 지출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적인 재정개혁, 즉 연금제도 개편, 재정수입 조성, 지출효율성 향상 등이 중요하다”며 “개선된 중기 재정 프레임워크 안에서 신뢰가능한 중기적인 ‘재정앵커’(재정 건전성을 위한 기준점)를 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인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IMF는 연간 4차례(1·4·7·10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한다. 4월·10월은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주 전망이며 1월·7월은 주요 30개국 대상(우리나라 포함)으로 한 수정 전망이다. 연례협의는 IMF가 매년 회원국을 돌며 정부 및 관련 기관과 논의 후 잠정 사항을 발표하고 이후 보고서를 작성, IMF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보고서를 공개한다.

이번 성장률 전망치는 다음 달 공개되는 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한국 성장률 전망으로 그대로 반영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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