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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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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학습 무력화” 비판에… 크롬 ‘AI 숙제 도우미’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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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현장·학부모 반발에 1달만에 기능 철회

    클릭 한 번에 웹브라우저서 정답 자동 제공

    사고력 저하·부정행위 조장 등 우려 확산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구글이 웹브라우저 크롬에 도입했던 ‘인공지능(AI) 숙제 지원’ 기능을 출시 한 달 만에 전격 중단했다. 학생들이 손쉽게 정답을 얻어 교육 현장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사고력 저하, 부정행위 조장 등의 비판이 쏟아진 데 따른 조처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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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니혼게이자이 등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크롬 브라우저의 신기능인 이른바 ‘AI 숙제 도우미 버튼’을 전격 제거했다. 해당 기능은 이달 초부터 제공됐으나, 곧바로 교육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학교 수업용 웹페이지를 열면 주소창 옆에 ‘숙제 지원’ 버튼이 나타나는 방식이었다. 버튼을 누르면 구글 렌즈(Google Lens)가 화면 속 문제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구글 AI가 즉석에서 해답을 제시했다.

    학생이 직접 질문을 입력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기존 AI 활용과 달리 ‘너무 간단한 커닝 도구’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교육계는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거나 문제를 풀 기회를 잃는다”고 우려했다.

    구글은 교육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와 경쟁하기 위해 학교 현장에 크롬OS 및 크롬 브라우저 보급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일본과 미국 상당수 초·중·고교에 크롬북이 보급돼 있다. 구글의 기능 변화가 학습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이번 논란이 빠르게 확산한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가을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13~17세 청소년 4명 중 1명(26%)이 챗GPT를 학습에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년이 지난 현재는 별도 앱을 열지 않아도 크롬이나 각종 웹서비스 내부에 AI가 통합돼 이용을 외면하기 힘든 실정이다.

    구글이 정답 자동 해석 기능은 철회했으나, 기본적인 AI 도구는 여전히 접근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여전히 구글 렌즈로 문제 이미지를 인식시켜 AI에 답변을 요구하거나,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에 직접 화면을 공유할 수 있다.

    조금의 수고스러움만 더하면 사실상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AI 활용 자체를 막을 수는 없는 만큼, 사고력 저하를 막으면서 생산적으로 지원하는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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