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출시되는 것은 기정 사실이며, 이르면 내년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5’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 사미르 사마트는 “노트북 폼팩터를 보면 구글은 오랫동안 크롬OS를 운영해왔고, 크롬 플랫폼에 매우 충실했다. 크롬OS는 구글에 많은 성공을 안겨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 크롬OS뿐 아니라 최근 생산성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사마트는 “구글이 주목하는 기회는 안드로이드 기반 AI 기술을 빠르게 노트북 폼팩터에 적용하고, 노트북과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원활하게 통합하는 데 있다”라며,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크롬OS의 사용자 경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기술 기반을 안드로이드로 재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의 수석 리서치 디렉터 브라이언 잭슨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크롬OS를 통합하려는 결정은 놀랍지 않으며, 오히려 수년 전부터 업계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했던 수순이다. 다만 이제야 이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 오히려 놀랍다”라고 말했다. 잭슨은 “모바일과 PC 폼팩터를 아우르는 사용자 경험과 개발자 경험을 통합하는 방향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추론 AI에 강점을 가진 퀄컴의 NPU 아키텍처가 본격 채택되는 시점과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잭슨은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AI를 더 자주 적용하려 하고 있으며, 이 기능 중 일부는 지연 시간이 짧고 보안이 보장된 환경을 요구하기 때문에 디바이스 자체에서 AI 추론을 최적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드로이드 기반 PC의 초기 시장은 현재의 크롬북과 동일한 영역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교육 분야이다. 팬데믹 이후 K-12 교육기관이 원격 수업을 도입하면서 학교가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디바이스로 크롬북을 선택해왔다”고 말했다.
잭슨은 “그 외에도 여러 사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은 대규모 사용자층을 겨냥할 때 엔터프라이즈는 크롬북을 고려한다”라며, “이 플랫폼의 장점은 장비 관리의 단순성, 사용자 경험, 그리고 장비당 상대적으로 낮은 단가”라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PC, 아직은 엔터프라이즈 거버넌스 미충족
그레이하운드 리서치의 최고 애널리스트 겸 CEO 산칫 비르 고기아는 “이번 발표는 윈도우와 맥OS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구글의 가장 과감한 시도”라고 평가하며, “엔터프라이즈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 인프라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협상 지렛대를 새롭게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기아는 “CIO는 라이선스 종속과 비용 증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그레이하운드 CIO 펄스 2025 조사에 따르면 CIO의 61%가 보안과 컴플라이언스를 엔드포인트 선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꼽았다. 54%는 거버넌스와 라이선스 종속에서의 자유를 동등하게 중요하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드로이드 PC는 단순히 새롭다는 이유로 평가받지 않을 것이다. 이 플랫폼이 기업의 거버넌스를 충족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CIO에게 필요한 건 ‘실용적 판단’
안드로이드 PC는 크롬OS의 거버넌스 모델과 안드로이드의 방대한 앱 생태계가 융합된 형태로 지향해야 한다. 고기아는 “이 조합은 흥미롭지만, 아직 기업용으로 준비가 완료된 상태는 아니다. 우리가 만난 CIO는 구글이 장기적인 제품 지원에 일관성이 없었던 전력을 쉽게 떠올린다. 이로 인해 CIO의 불안감은 구글이 더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하기 전까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기아는 “더 큰 문제는 거버넌스”라고 강조했다.
고기아는 “만약 CIO가 지금 안드로이드 PC를 평가해야 할지 묻는다면, 실용적인 접근을 조언할 것이다. 테스트는 하되, 명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진행하라고 권할 것”이라며, “가장 합리적인 시작점은 규제 준수 요구가 덜한 영역, 예를 들어 교육, 리테일 현장, 하이브리드 근무 대상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TCO 절감, 긴 배터리 수명, 기존 안드로이드 앱과의 연속성 같은 명확한 장점을 검증할 수 있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구글 발표는 윈도우 10을 사용하는 기업 고객이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더 이상 무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지원, 보안 패치를 받지 못하게 되는 시점과 맞물렸다.
잭슨은 “PC용 안드로이드가 윈도우 10에서 윈도우 11로 아직 전환하지 못한 기업을 ‘구원’할 수는 없다. 기업이 윈도우를 대체할 플랫폼으로 안드로이드 PC를 바라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대규모로 관리형 디바이스를 도입하려는 조직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잭슨은 교육 등의 시장에서 쟁점은 “기존 디바이스를 어떤 방식으로 새 플랫폼으로 이전할지에 대한 로드맵”이라며, “안드로이드 PC 구매 여부, 그리고 해당 장비가 기존 디바이스 관리 체계에 얼마나 원활하게 통합될 수 있을지를 따져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기존 크롬북 장비의 지원 종료 및 사용 수명 만료 시점도 고려해야 한다. 구글이 해당 디바이스에 대한 업그레이드 경로를 제시할 수도 있고,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매해 전체 장비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Paul Barker editor@itworld.co.kr
저작권자 Foundry & ITWorl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