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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알아사드 정권 붕괴 후 시리아 난민 100만명 귀환···안보불안과 경제난 속 품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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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지난해 12월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의 접경지에 위치한 실베고주 국경검문소 앞에 귀향하려는 시리아 난민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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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장기 집권해온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축출된 후 100만명의 시리아 난민이 본국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본국 귀환에 기뻐하면서도 파괴된 주거시설, 일자리 부족, 불안정한 치안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24일 알아사드 독재 정권 붕괴 후 9개월 만에 100만명의 시리아 난민이 귀국했다고 밝혔다. 귀환한 난민 중 약 41만9000명이 터키에서, 33만4000명이 레바논에서, 20만4000명이 요르단, 3만7000명이 이라크, 2만7000명이 이집트에서 돌아왔다. 귀환한 난민 중 35만명은 수도 다마스쿠스와 최대 도시 알레포에 정착했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일어난 민주화 시위를 알아사드 정권이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시작된 내전이 13년간 이어지면서 시리아에서는 13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이 기간 최소 50만명이 사망하고 10만명이 실종됐다.

    국제구호위원회(IRC) 시리아 사무소장 후안 라브리엘 웰스는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100만명이 귀국한 것은 난민들이 품은 희망을 보여준다”면서도 “현재 시리아 조건에서 이들의 귀환은 안전하거나, 존엄하며, 영속성을 보장받는 귀환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UNHCR 시리아 대변인 셀린 슈미트는 본국으로 귀환한 난민들의 집이 일부 또는 완전히 파손돼 이들은 임시 거처에서 지내거나 친척 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슈미트는 13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시리아 전역에 지뢰와 불발탄이 남아 있어 귀환한 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지난해 12월 이후 900명 이상이 불발탄으로 사망하거나 다쳤다고 전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이끌고 반군 연합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내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아메드 알샤라 임시대통령이 취임한 후 시리아는 ‘정상 국가’를 표방하며 시리아 내 종교 및 소수 민족의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시리아 남부에서 정부군이 드루즈족을 학살하고 종파 간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등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또 이스라엘이 지난 7월 다마스쿠스를 공습하는 등 시리아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지난 7월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면서 경제에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취약한 사회 기반시설, 부족한 일자리 등으로 시리아인들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해외 원조를 대폭 삭감하면서 귀환 난민들을 지원할 자금도 부족한 상황이다.

    슈미트는 시리아 전체 인구 90%에 해당하는 1670만명이 즉각적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UNHCR에 따르면 700만명이 넘는 시리아인들이 여전히 국내에서 피란 생활을 하고 있으며, 450만명은 해외에서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

    요르단에서 고문피해자센터 고문생존자지원사업을 이끌고 있는 임상심리학자 유스라 알카일라니는 “시리아로 귀환한 난민들의 가족 상당수가 아사드 정권의 감옥 속으로 사라졌다”며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알카일라니는 “시리아 국민은 희망을 갖고 있으며, 나라를 재건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 60년 만에 유엔 연단에 선 시리아 대통령 “제재 완전히 해제해달라”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51621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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