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메신저앱 MAU 추이/그래픽=김다나 |
메신저 앱 라인과 네이트온의 인기가 급상승세다. 지난주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에 반발하는 이용자들이 대체재로 찾아서다. 다만 양사 차별화 정책이 부족하고 카카오가 일주일 만에 개선책을 내놓아 카카오톡 독점 구도에 균열이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30일 애플 앱스토어에 따르면 메신저 앱 '라인'이 전체 무료 앱 인기 순위 12위를 차지했다. 지난 25일까지 80위권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높은 순위다. '소셜 네트워킹' 카테고리에서는 1위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전체 앱 인기 순위 140위권에서 36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다른 메신저 앱 '네이트 온'은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 순위 14위에 올랐다. 소셜 네트워킹 카테고리에서는 2위다. 네이트 온은 지난주말까지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 순위 100위에도 들지 못했다.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 등 앱 마켓 인기 순위는 일 다운로드 횟수에 따라 산정된다. 최근 두 앱의 다운로드가 많은 것은 지난주 있었던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에 반발하는 이용자들이 몰려서다. 카카오는 지난 23일부터 첫 화면에 피드를 도입하고 숏폼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업데이트를 이용자별로 순차 적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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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록인된 이용자들…데이터 센터 화재 때도 한달 반짝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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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메신저 앱 시장은 카카오톡이 독점한다. 지난달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648만명으로 라인(222만명)과 네이트온(39만명)을 합한 것보다도 약 18배 많았다. 업계는 이번 이동이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차별화된 서비스나 대규모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이용자들이 이미 카카오에 록인(Lock-in)돼서다.
카카오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했던 2022년 10월 라인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99만명으로 전월 대비 75%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226만명), 12월(202만명) 증가분을 반납하면서 한 달 성과에 그친 바 있다.
이번 카카오톡 개편사항 공개 후 증권가에서 일제히 환영하고 나선 것도 궤를 같이한다. 지난 23일 카카오톡 업데이트 시작 후 지난 26일까지 공개된 주요 증권사 리포트 17개는 모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3개는 목표가를 상향했으며, 낮춘 곳은 없었다. 개선된 카카오톡에 적응한 이용자들이 앱 내 오래 체류해 광고 수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23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 캠퍼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사진제공=카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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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네이트온 "메신저 기능에 충실"…카카오 "피드백 반영해 개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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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과 네이트온은 모두 향후 메신저 기능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라인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정보 탐색, 이미지 생성, 메시지 제안 등 기능을 추가했지만 이미 카카오에서도 제공하는 기능이거나 조만간 챗GPT와 협업해 추가될 기능이다. 라인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글로벌 운영 경험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트온은 업무용 메신저로서의 활용성을 강조했다. 네이트온은 현재 윈도우, 맥, iOS, 안드로이드 등 4개 환경에서 지원되며 프로젝트별 대화가 가능한 '팀룸', 챗GPT 기반 AI채팅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네이트온 관계자는 "최근 유입된 신규 이용자 편의를 위해 네이트온 활용백서를 마련 중"이라며 "업무에 최적화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카카오는 지난 29일 업데이트 전과 같이 친구탭 첫 화면을 '친구목록'으로 바꾸고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에서 제공하는 등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개선 사항을 제시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친구 탭 외에도 여러 UX(이용자경험)·UI(이용자환경) 개선작업을 지속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경청, 반영해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가 이번 개편으로 의도했던 체류시간 증가는 숙제로 남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의 이용자 1인당 사용시간은 836.5분에서 지난달 674.35분으로 지속 감소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실적 발표에서 "카카오톡 내 샵 검색과 새로운 형태의 AI를 결합해 새로운 수익 가치를 실현하겠다"면서 "이용자 체류시간을 20% 이상 증가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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