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사진=머니투데이 DB |
네이버(NAVER)가 두나무와의 혈맹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 사업 주도권을 쥐었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이 같은 분석으로 네이버의 기업가치도 사흘 만에 18% 뛰어오르는 등 두 기업의 행보가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1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코인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 중이다. 두 기업 간 합병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네이버는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에 낸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와 스테이블 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에 주식 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혀 이같은 사실을 공식화했다.
네이버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
네이버 주가는 해당 사실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달 24일 22만8000원에서 30일 26만8500원(KRX 종가 기준)으로 18% 올랐다. 많은 기업들이 스테이블 코인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네이버와 두나무의 혈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네이버의 주가가 30만원까지 안정적으로 오를 것이란 분석도 제시된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연합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스테이블코인 운영의 안정성과, 블록체인 사업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 그리고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해 미국 못지 않은 활성화된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를 만들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스테이블코인은 화폐 가치와 1대 1로 연동된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안정성이 최우선시돼왔다. 이에 한국은행을 비롯해 안정성을 갖춘 금융회사 위주의 생태계가 꾸려질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핀테크 사업을 영위 중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등에는 금융권 위주로 돌아가는 스테이블 코인 도입 논의가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이끄는 서클(USDC), 테더(USDT) 등이 핀테크·블록체인 업계를 중심으로 발행됐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두나무와 손을 잡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코인을 두나무만큼 잘 알고 잘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위해 관련 상표를 60여건 추가 출원했다.
두나무 로고 CI |
네이버는 이미 슈퍼앱으로 거듭나고 있다. 검색, 쇼핑, 웹툰, 페이, 지도 등 생활 전반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5000만 국민의 앱이다. 네이버 파이낸셜도 네이버 생태계를 기반으로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이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네이버의 다양한 생태계를 통해 활용처를 늘린다면 달러기반 스테이블 코인처럼 생태계 활성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네이버페이에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실물 결제 활용처를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점해 이를 담보로 확보한 예치금을 활용한 운용 수익 및 대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 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넥슨과의 MOU(업무협약) 소식도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에서 보상 및 게임 내 구매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역시 코인 생태계 확장에 보탬이 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양사의 시너지가 발휘되면서 스테이블코인·암호화폐(가상자산) 유통에서 1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내 커머스부터 광고비, 크리에이터 수익 정산, 크로스 보더 송금, 글로벌 C2C(개인대 개인), 웹툰 플랫폼까지 확장성을 갖게 된다. 비상장 주식 거래, 부동산, STO(토큰증권) 등 사업 확장의 기회 자체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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