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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시위와 파업

    전국 공항 무기한 파업 돌입 ‘여행객 불안’…첫날 피해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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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부터 15개 공항 자회사 노조 파업

    인천공항서 환경미화원 참여율 높아

    전국 14개 공항은 시설직군 70% 참여

    노조 "추석연휴 이·착륙 등 문제될 것"

    [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안전한 공항을 만들기 위해 파업에 나섰습니다.”

    1일 오전 6시부터 인천공항 등 전국 공항 15곳에서 자회사 노동자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 여행객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공항을 찾았지만 대부분의 공항은 외부인력 투입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며 피해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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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1일 오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앞에서 ‘전면파업 1일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며 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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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 첫날 여파 미비 “장기화시 문제”

    이날 오전 8시30분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곳곳에서는 파업에 참여한 자회사 노동자들이 근무복 등 쪽에 ‘4조2교대 인력충원 노동시간 단축’ 요구가 적힌 ‘등자보’를 부착하고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대부분 인천공항 자회사인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소속 환경미화원이었다. 이들을 대신해 공항 화장실과 체크인카운터 주변 등에서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환경미화원과 임시로 투입된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인천공항 자회사 노조 중에서 투쟁에 나선 곳은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이다. 이 단체에서는 인천공항 전체 자회사 노동자 9000여명 가운데 3800여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합원 중 쟁의권이 없는 보안검색직원, 특수경비원과 필수유지업무 인력(해당 분야 노동자의 78% 차지)을 제외하고 870여명이 이번 파업에 동참했다. 사측은 공항 정상 운영을 위해 외부인력 430여명을 투입했다. 숙련된 환경미화원들 대신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쓰레기 치우는 것이 서툴렀고 신속히 치워지지 않은 쓰레기통 주변에는 쓰레기더미가 생겼다.

    이 외에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은 없어 보였다. 일부 여행객은 파업으로 출국이 지연될 것을 우려해 공항에 일찍 도착했지만 큰 문제가 없는 것을 알고 안도했다. 가족과 함께 일본 오사카행 오후 1시45분 비행기를 타러 온 김모씨(40·여)는 “언론을 통해 파업 소식을 듣고 걱정돼 오전 9시쯤 공항에 도착했는데 불편한 문제는 없었다”며 “탑승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 쉬었다가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타러 온 고모씨(40대·여)는 “조금 걱정했지만 여행에 차질이 없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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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1일 오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체크인카운터 주변 쓰레기통 옆에 쓰레기더미가 놓여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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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끝까지 투쟁”…14개 공항 시설 우려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오전 9시30분께 인천공항 1터미널 3층 앞에서 ‘전면파업 1일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회에는 파업 참여자 800여명과 조합원 500여명(퇴근·휴가 직원 등) 등 전체 1300여명이 참여했다.

    정안석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은 기존 3조 2교대 근무제로 인해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를 만들고 시민이 안전한 공항을 이용하게 만들려고 총파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총파업을 멈추지 않겠다”며 “시민들이 지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이 뇌·심혈관 질환 등을 초래하는 현행 3조 2교대(이틀 주간 근무, 이틀 야간 근무, 이틀 휴식)를 4조 2교대(하루씩 주간 근무, 야간 근무, 휴식, 휴식)로 개편하기로 합의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며 교대근무제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인천공항 4단계 확장에 따른 필요인력 충원을 촉구했다.

    환경미화원 전채원씨(59·여)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노동강도가 커서 너무 힘들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파업에 참여했다. 노동을 중단하고 투쟁하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전체 환경미화원의 정원은 1200여명인데 이 중 나이, 건강 등의 이유로 퇴사자가 생겨 10~20%의 결원이 생기고 신규 직원을 채용하면 교육받는 3개월 동안 다른 직원들이 담당구역을 넓혀 대신 일을 해줘야 한다고 환경미화원들은 설명했다. 또 동료가 휴직, 병가로 쉬게 되면 대체 인력이 없어 기존 직원들이 일을 더 해야 해 노동강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노조는 추석연휴가 시작되면 공항 내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하고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는 시설직군(항공 등화, 활주로 유지보수 등) 노동자들의 파업 참여율이 높아 여객기 이·착륙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개 공항 자회사 시설직군 노동자는 1000여명이고 이 중 필수유지업무 인력 30%를 제외하고 나머지 7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또 환경미화원 등 500여명이 함께했다. 전국공항노동조합 관계자는 “파업 첫날은 여파가 적어 보이지만 2·3일 지나면 인력이 부족해 여객기 이·착륙이 지연될 것”이라며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의 낙찰률 임의 적용에 따른 저임금 구조 개선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공항노조는 이날 오전 10시께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 앞에서 300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공항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전국공항노동자연대 조합원 20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김포공항에서 총파업대회를 열고 투쟁 결의를 다진다.

    인천공항공사는 “추석연휴 기간 자회사 노조 파업과 관련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자회사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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