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정은경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 배우자의 주식 투자 의혹과 관련해 항의하며 매수·매도 시기를 포함한 상세 거래내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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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추석 보너스’가 각 424만 794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직장인 평균 추석상여금의 7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제 통장에 어김없이 명절 휴가비 424만7940원이 찍혔다”고 밝혔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해도 여야 국회의원들에겐 같은 금액의 휴가비가 지급됐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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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긴 추석 연휴는 더 슬프고 버거운 이웃들에게는 오히려 고통의 시간이 되곤 한다. 마음이 무겁고 송구할 따름”이라며 “그런데도 국회 안과 밖의 괴리는 여전히 크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도 저는 명절 떡값을 받으며 느낀 불편한 심경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많은 분이 공감과 문제를 제기해주셨다”며 “저는 국회의원이 된 첫해부터 코로나로 자영업자 수십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현실을 보며 세비로 제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그래서 세비 일부를 기부하며 나누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가 끝난 후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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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우리는 늘 국민과 민생을 외친다. 산불 현장에도 가고, 태풍 피해 현장에도 가고, 참사 현장에 가서 눈물을 흘리며 손을 잡는다”며 “그러나 정작 내 것을 내려놓고 나누지 않는다면 그 모든 말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예산·추경·법안을 심사하면서 ‘국민의 혈세’를 외치지만, 정작 그것이 미래 세대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빚폭탄이 되고 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마구 퍼주기를 일삼는 현실을 볼 때, 절망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치권은 여전히 출판기념회를 열고, 자녀 결혼 청첩장에 계좌번호는 물론 카드결제 링크까지 버젓이 넣는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래놓고 민생을 외친다면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정치는 결국 책임과 염치다. 내 주머니 채우기를 줄이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나누는 모습이 많아질 때 비로소 국회도 달라지고 대한민국 정치도 바뀔 것”이라며 “저는 이번 명절 휴가비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겠다. 그래도 제 삶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염치없는 특권과 관행을 버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국회로 거듭날 때 비로소 대한민국 정치도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이날 글을 마무리했다.
올해 국회의원이 상여 수당으로 받는 명절 휴가비는 총 849만 5880원이다. ‘월 봉급액의 60%를 지급한다’는 일반 공무원 수당 규정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된다. 설과 추석 두 번에 걸쳐 나눠 받아 각 425만원이 지급된다. 올해 국회의원 연봉은 약 1억 5700만원이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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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달 25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950개사를 대상으로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추석 직장인 1인당 평균 상여금 지급액은 62만8000원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이 105만9000원으로 가장 많고 100~299인(76만3000원), 100인 미만(59만1000원) 순이었다.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56.9%이었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들(409개사)은 그 이유로 ‘선물 등으로 대체하고 있어서’(37.2%, 복수응답), ‘명절 상여금 지급 규정이 없어서’(29.3%), ‘위기경영 상황이어서’(27.4%), ‘재무 현황이 안 좋아 지급 여력이 없어서’(26.9%) 등을 들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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