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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유대교 명절 흉기 테러…"가자분쟁 후 최악의 反유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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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아계 범인 포함 3명 사망, 4명 부상…
    영국 총리 "反유대주의 되살아나고 있다" 우려

    머니투데이

    유대교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 기념 예배가 진행 중이던 영국 유대교 회당에서 흉기 테러가 발생해 용의자 포함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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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맨체스터의 한 유대교 회당 밖에서 차량 돌진과 흉기 테러가 발생해 시리아계 용의자를 포함해 총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이번 사건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악의 반유대주의 공격 중 하나로 꼽힌다.

    2일일(현지시간) 영국 BBC·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맨체스터 경찰은 이날 오전 발생한 유대교 회당 테러 사건의 용의자를 지하드 알샤미로 지목했다. 시리아계 영국 시민인 알샤미(35)는 어린 시절 영국에 입국했고, 미성년자였던 2006년 영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경 맨체스터 지역의 히틀 파크 회당 앞에서 용의자가 차를 몰고 사람들을 향해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번 사건으로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유대교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에 발생했다. '욤 키푸르'는 속죄의 날로, 유대인들은 25시간 단식한다. 경찰은 "사건 발생 30분 전 회당에서 욤 키푸르 아침 예배가 시작된 상태였다. 당시 많은 사람이 예배드리고 있었다"며 "사망자 2명은 유대인 남성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신고받은 지 7분 만에 용의자 알샤미를 사살했다. 또 30대 남성 2명과 60대 여성 1명을 '테러 행위의 실행·준비·선동' 혐의로 체포했다. 용의자는 사건 당시 폭발물처럼 보이는 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해당 장치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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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교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 기념 예배가 진행 중이던 영국 유대교 회당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시리아계 영국 시민 지하드 알샤미가 흉기를 들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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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관련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테러 행위로 규정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짚었다. 알샤미는 영국 정부의 테러 예방 프로그램인 '프리벤트'(Prevent) 등록된 적이 없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알샤미가 차로 사람들을 들이받고, 흉기로 찌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샤미는 차에서 내려 회당 안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했지만, 경비원과 회당의 랍비에 의해 저지됐다고 한다. 사건이 발생한 회당에서 기도 중이던 한 유대인은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곧바로 보안 담당자가 회당의 모든 문을 닫으라고 했다. 매우 우려되는 공격"이라며 당시 상황을 WP에 설명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덴마크 방문 일정을 조기 종료하고 런던으로 돌아와 긴급 대응 회의를 주재했다. 스타머 총리는 회의 직후 유대인 공동체를 향한 대국민 연설에서 "여러분이 마땅히 누려야 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며 "반(反)유대주의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은 반드시 이를 다시 꺾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사건을 "야만적인 공격"이라고 규탄하며 "이스라엘은 영국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 애도한다"고 밝혔다.

    WP는 "이번 사건은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악의 반유대 공격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테러범의 공격 대상이 욤 키푸르 회당에 모인 예배자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용의자가 가자지구 분쟁으로 급진화된 이슬람주의자일 수 있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이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번 공격은 가자 분쟁이 영국 거리에서 테러 살인 형태로 표출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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