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공제 종료로 판매 둔화 우려 가격 인하
모델 3·Y 새 버전, 내장재 단순화·주행거리 축소
머스크 “로봇과 자율주행 택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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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저가형 버전 공개 전날 X에 공개한 영상 [사진=테슬라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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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7일(현지시간) 기존보다 저렴한 모델 3와 모델 Y를 공개했다. 전기차 보조금이 종료된 이후 판매 둔화를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새 모델의 가격은 모델 3가 3만7000달러(약 5100만원), 모델 Y가 4만달러(약 5500만원)로 기존보다 각각 약 5000달러 낮아졌다. 미국 내에서 테슬라 차량을 살 때 적용되던 7500달러의 연방 세액공제가 지난 9월 말 종료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시장은 이번 조치를 ‘보조금 종료 이후 전기차 시장의 현실 대응’으로 해석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폐지한 뒤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과 사양을 조정하며 수요 유지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 3와 Y 신형은 외관은 기존과 같지만 내장재를 간소화해 원가를 낮췄다. 인조가죽 대신 직물시트를 적용했고 스피커 수와 방음재를 줄였다. 모델 Y는 연속형 헤드라이트 대신 이중 헤드램프를, 유리 지붕 내부에는 패브릭 커버를 적용했다. 두 모델 모두 완충 시 주행거리는 320마일(약 515km)로 기존 상위 트림보다는 다소 짧다. 새로운 버전이라기 보다는 기능을 축소하면서 가격을 낮춘 셈이다.
테슬라는 이번 발표 하루 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새 제품 공개’를 암시하는 영상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오랜 기간 예고됐던 양문형 스포츠카 ‘로드스터’나 ‘플라잉카’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결국 기존 모델의 저가 버전으로 드러났다. ‘혁신’ 보다는 ‘현실’에 안주했다는 평가와 함께 테슬라 주가는 이날 4% 넘게 하락했다.
경쟁사들도 이미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아이오닉 5(2026년형) 가격을 평균 9000달러 인하해 최저가를 3만5000달러로 책정했다. GM의 쉐보레 이쿼녹스와 닛산 리프(2026년형)도 3만5000달러 이하로, 완충 시 300마일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GM은 내년 3만달러 미만의 소형 전기차 ‘볼트’ 재출시도 예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애초 멕시코 공장에서 2만5000달러(약 3400만원) 수준의 초저가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해당 프로젝트를 전면 취소했다. 대신 자율주행 로봇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날 “테슬라의 신차는 전기차 판매 회복보다 생산 효율 유지와 주주총회 전 분위기 띄우기 목적이 크다”라며 “1조달러 규모 보상안 투표를 앞둔 전략적 제스처”라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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