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 앓아오기도
김향득 사진작가가 2021년 5월 광주문화재단과 광주공원의 의미에 관해 인터뷰하고 있다. 유튜브 광주문화재단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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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에 고등학생 시민군으로 동참했던 김향득 사진작가가 지난 7일 별세했다. 향년 62세.
김 작가는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 어머니의 만류에도 시민군에 참여했다. 그러나 결국 다른 시민군들과 계엄군에게 붙잡혀 2개월간 고초를 겪었다. 같은 해 7월 건강이 악화하면서 훈방으로 풀려났다.
김 작가는 1989년 광주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광주은행 청원경찰로 근무했으나 2007년 직장을 그만두고 사진작가의 길을 걸었다. 광주와 전남의 5·18 현장과 사적지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행사 현장,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식 장면도 기록했다. 고인은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역사의 현장이 소멸되는 것이 마음 아프다. 세상 사람들의 관심이 식어버린 공간을 앵글로 잡는 것이 제 운명"이라고 했다.
2009년에는 5월 정신 계승 '금남로 촛불' 1주년 사진전 '초(草), 불을 들다', 2010년에는 5·18 민중항쟁 30주년 사진영상전 '상실의 기억'에 참여했다. 2013년에는 사진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었다.
고문 후유증으로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을 앓았던 고인은 2023년 4월 자택에서 쓰러져 폐렴과 신우신염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광주 시민들이 '김향득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을 꾸려 응원 영상 보내기, 병문안 가기, 투병 기금 모금 등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형제인 상채, 용도, 미영씨가 있다. 빈소는 광주시 북구 유동 천주의성요한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9시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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