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F 시장서 환율 1419.4원 최종 호가
추석연휴 기간 1427.58원까지 치솟아
3500억달러 '선불'·해외 생산기지 이전 등 요인 산재
내년까지 1400원대?…"하방 경직성 강화 흐름 유지될 것"
원·달러 환율이 넉 달 만에 장 중 1410원대를 돌파한 지난달 26일 서울 명동 시내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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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19.4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지난 2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00.0원)보다 21.45원 올랐다. 연휴 끝에 돌아오는 거래일인 오는 10일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은 지난달 말 정규장에서 1400원을 넘어선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장 종가 기준 3거래일째 1400원대를 이어갔으며 새벽 2시 야간장 종가 기준으로는 7거래일 연속 1400원을 웃돌았다.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환율은 지난 8일 역외시장에서 1427.5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환율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대미투자 불확실성이 손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통상협의에 따른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의 ‘현금·선지급’을 요구한 가운데, 후속협상 타결이 늦어지며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 대외채무 대비 외환보유액을 높게 유지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대미투자 현금 지급 압박은 원화에 잠재적인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미투자를 앞둔 국내 기업들의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미국 현지 생산 기지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 역시 달러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내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은 올 4분기와 내년 외환시장에서 달러 실수요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서학개미로 대표되는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규모가 늘어난 것 역시 변수”라고 설명했다.
대외 상황도 원화에 우호적이지 않다. 달러화 가치는 상승세인데 반해 엔화와 위안화 등 원화와 동조화하는 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8선 후반으로 올라서며 8월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엔화가 약세 흐름을 지속하며 달러화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는 평가다. 일본 총리직에 오르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금리인상을 반대하고, 대규모 양적완화 등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며 시장 경계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환율이 1400원대를 지속하며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에 부담이 커진 것 역시 수급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가뜩이나 서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마저 상승하며 하반기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고환율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400원대 후반을 바라보는 전망도 제기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300원 후반대에서 1400원 초반대가 환율 박스권”이라며 “관건은 한미 협상으로, 당분간 하방경직성이 강화된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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