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지난달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D 콘퍼런스(UDC) 2025'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제공=두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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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NAVER)가 두나무를 품는다면 금융시장의 메기로 거듭날 수 있을까. '빅딜' 논의가 가속화하면서 국내 디지털 금융이 재편 문턱에 섰다. 양사가 공들인 인공지능(AI) 전략은 해외 추세와 맞물려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1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달 공개한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AP2)'을 놓고 실증작업에 나섰다. AI 에이전트끼리 상거래나 정보교환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투 에이전트(A2A)' 환경에서 결제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도록 돕는 규격이다.
AP2를 비롯한 스테이블코인 결제규격은 기존 금융 인프라가 AI간 거래에 부적합하다는 배경에서 고안됐다. 카드·은행계좌 결제망은 지급절차·영업시간이 국가·사업자마다 다르고 수수료율이 높아 스테이블코인 송금보다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에이전트는 실시간으로 글로벌 플랫폼, 혹은 앱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전자창구) 제공사들의 상품·서비스를 구매하는 의사결정과 결제를 대행할 전망"이라며 "AI 에이전트가 실제 상용화된다면 전통적인 (결제)구조는 점차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AI 고도화로 부각된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과 기존 결제사업에 제기된 장기적 사장 우려가 네이버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데 이어 검색·광고·커머스·콘텐츠 사업 전반에 AI를 적용하며 경쟁력을 과시했지만, 스테이블코인 운영능력을 점칠 가상자산 관련 사업 대다수는 시범에 그친 실정이다.
반대로 가상자산업계에선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로 입지를 굳히면서도 사업구조가 가상자산 중개에 쏠린 두나무가 AI 기술력을 확장할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두나무는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매출의 98.2%를 수수료에 의존하던 터다. AI와 관련해선 자체 개발한 '텍스트-구조화쿼리언어(SQL) 변환 모델'로 지난해 글로벌 평가 'BIRD-SQL' 1위를 차지했지만, 각종 AI 서비스를 가시화한 바이낸스·코인베이스 등 해외 주요 거래소보다 AI 사업화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구체적인 협력내용에 대해선 양사의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IT·가상자산업계는 다음달 6~7일 열리는 네이버 연례 콘퍼런스 '단(DAN) 25'에서 구상이 드러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숫자나 지분구조 뒤에 가려진 AI 협력은 단순한 기술제휴보단 가상자산과 생활서비스가 융합하는 새로운 금융질서를 촉진할 것"이라며 "한국형 AI 생태계가 지금보다 훨씬 넓은 무대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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