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대 인구 630만…전년比 19만 감소
70대 이상 노령층 654만, 20대보다 더 많아
20대 노동시장 찬밥, 실업률 5%…전년比 1%↑
무디스,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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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고령화로 20대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70대 이상 노령층보다 적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가운데 20대 인구 비중이 가장 낮은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한 데다 경력직 선호가 강해지면서 청년층이 노동시장에서도 소외받아, 한국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20대 인구는 전년보다 19만3,000명 감소한 630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감소 폭은 10세 미만(19만2,000명), 40대(16만9,000명)를 웃돌며 전 연령대 중 가장 컸다. 20대 인구는 2020년 703만 명을 정점으로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 감소 폭은 외국인 인구 증감에 따라 매년 14만∼21만 명 수준을 오가고 있다.

이런 탓에 작년 20대 인구는 70대 이상(654만3,000명)보다 더 적었다. 20대 인구가 70대 이상을 밑돈 것은 192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20대는 사상 처음으로 성인 연령대 중 인구가 가장 적은 '마이너(비주류)' 세대가 됐다. 지난해 인구를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871만3,000명으로 가장 많고 40대(780만9,000명), 60대(779만1,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30년 전에는 20대가 전 연령대 중 인구 비중이 가장 컸다.

고령화로 재정지출 커지면 신용등급도 하락

귀하게 대접받아야 할 20대는 노동시장에서도 뒷전 취급을 받고 있다.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좋은 일자리 자체가 줄고 있고, 경력직 선호 현상 등에 밀려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 8월 20대 고용률은 60.5%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8월(61.7%) 이후 12개월째 하락·보합을 반복하면서 단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 같은 달 20대 실업률은 5.0%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올랐다. 이달 기준으로 2022년(5.4%)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도 같이 늙어간다는 점이다. 20대 청년들이 일을 못하면 소비의 세대 교체가 늦어지고 자연스레 경제 활력은 떨어진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지난 7일 공개한 한국과의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를 우려했다. 무디스는 2년에 한 번씩 신용등급(한국 Aa2)을 발표하는데, 올해는 별도 결정 없이 '안정적(stable)' 등급 전망을 재확인했다. 다만 '등급 하향(Downgrade)' 가능 요인으로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고조 △국내외 충격 △고령화로 인한 재정지출 증가 등을 꼽았다. 생산가능 인구는 줄고, 연금과 보건 관련 지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고령층 비중은 커져 국가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거라는 논리다.

무디스는 "한국 정부가 경제·구조개혁 추진으로 잠재성장률이 장기적으로 개선되고, 고령화 충격을 완화하면 신용등급은 상향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