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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스포츠화한 'e스포츠'가 산업으로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5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e스포츠 자체로 큰 돈이 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 e스포츠 사업을 벌이는 게임사들의 연간 매출을 모두 더해도 200억원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크래프톤, 넥슨 등 대형 게임사뿐 아니라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등이 자체 e스포츠 대회를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23년 2569억원으로 전년 2383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해외를 향해 고개를 들어 보면 e스포츠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 7~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EWC)'의 총상금 규모만 7000만달러(약 999억원)에 육박했으며, 중국의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719억위안(약 34조원)에 달했다. 북미 e스포츠 시장 규모도 2023년 기준 10억7000만달러(약 1조5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게임사 입장에서 보면 e스포츠 자체가 대단한 수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e스포츠 종목을 보유한 게임사 6곳의 2024년 기준 e스포츠 관련 국내 예상 매출은 199억원으로 전년 186억원 대비 7.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연매출이 2조7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e스포츠로 버는 돈은 큰 의미가 있진 않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사들은 여전히 활발하게 e스포츠를 개최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자사 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펍지 글로벌 시리즈(PUBG Global Series·PGS)' 9번째 시즌을 13일 말레이시아에서 개막했다. 이번 PGS의 총상금은 30만달러(약 4억원)이며, 연말에 열리는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GC)' 진출을 위한 주요 포인트가 부여된다. 크래프톤은 '마운틴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프로 시리즈(PMPS)'도 최근 개최했다. PMPS는 배그 모바일의 국내 최강팀을 가리는 프로 리그로 이번 시즌 총상금은 4000만원 규모다.
컴투스도 자사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 아메리카 컵을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개최했다. 컴투스는 이번 아메리카 컵에 이어 오는 18일 올해 마지막 본선인 아시아퍼시픽 컵을 부산에서 열어 월드 파이널 라인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게임사들이 이처럼 e스포츠를 활발하게 개최하는 이유는 자사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을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연장할 수 있어서다. 크래프톤의 '배그'는 2017년 출시작이고,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는 2014년에 나온 장수 게임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각사의 든든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도 2013년 '쿠키런 for Kakao'를 국내 처음 선보였는데, 10년이 훌쩍 넘은 게임의 수명을 연장하려면 e스포츠와 같은 즐길거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최근 러닝 액션 게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e스포츠 대회 '월드 챔피언십 2025'를 열었다. 이번 대회는 쿠키런의 캐주얼 e스포츠 활성화·글로벌 확장을 위한 첫걸음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e스포츠는 기존 게임의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수익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 넥슨은 온라인 축구게임 'FC 온라인'의 국내 최상위 정규리그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와 연계한 신규 클래스를 업데이트한 바 있다. 넥슨 측은 "이번 클래스는 프로 선수들의 실제 경기 결과와 FC 온라인 선수 카드의 성능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팬들에게 몰입감과 확장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했다.
위메이드맥스 또한 글로벌 HTML5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리프 유니버스'의 e스포츠 행사를 오는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하고 게임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대회는 올해로 3번째를 맞았는데, 게임 자체는 무려 20여 년 전인 2004년 국내 최초의 비행 MMORPG로 등장한 작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가 활성화하면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롱런의 기회도 마련해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며 "그러나 게임이 스포츠로 기능하려면 선수를 충분히 확보할 정도로 팬층이 성숙해야 하고, e스포츠 관련 콘텐츠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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