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7년 스웨덴에서 최초 희토류 발견, 총 17개 원소 규명
덩샤오핑 "중동에 석유, 中에 희토류"…인건비로 시장독점
모든 산업용 소재에 들어가 중국 수출 끊으면 경제 마비
시진핑에 망신당한 트럼프, 한국 등 동맹국 압박 더할듯
7년 뒤인 1794년 핀란드의 화학자 요한 가돌린은 이 희귀한 광물(희토류: Rare Earth Elements)을 분석해 새로운 종류의 산화물인 은백색의 '산화 이트륨'을 규명했다. 그 후 100년 동안 세륨,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모두 17개의 희토류 원소가 하나둘 밝혀졌다.
17개 종의 희토류 |
희토류는 이름과 달리 지구 곳곳에 널려있다. 문제는 광석에서 산업용으로 쓰일 금속을 분리하고 정제하는 기술이 매우 어렵고 환경오염이 심하다는 점이다. 바로 그것에 주목한 지도자는 중국의 덩샤오핑이었다.
◇ 덩샤오핑은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선언하고 값싼 노동력과 느슨한 환경 규제를 무기로 세계 희토류 산업을 지배해나갔다. 내몽골 바오터우(包头) 광산을 개발해 채굴부터 정제, 분리, 제품 생산까지 완전한 산업 시스템을 갖춘 세계 희토류의 수도로 만들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미국은 희토류 생산의 독점적 지위를 잃었다. 주요 생산기지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 광산이 '독약을 쏟아내는 땅'이라는 환경단체의 공격 타깃이 됐고, 업체들이 속속 문을 닫았다.
실제로 희토류 정제 과정에서는 방사성 등 독성 폐기물이 발생해 땅과 지하수를 통해 강으로 유출된다. 광산 인근 주민들은 이에 따라 만성 폐 질환과 희소암 등 불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의 시장 잠식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이 국가 전략 차원에서 희토류 공급망을 다시 만들려 하지만, 근본적으로 안 되는 이유다.
희토류로 트럼프 급소 때린 시진핑 |
중국이 희토류 17개 가운데 단 한 개라도 수출로를 막으면 전 세계의 첨단 공장이 올스톱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으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가 중국 눈치를 보는 이유도 희토류에 있다. 희토류는 단순한 금속 소재가 아니라 글로벌 질서를 쥐고 흔드는 최강 무기인 것이다.
특히 올해 중국이 수출 제한 조치를 한 희토류 6종 가운데 디스프로슘은 중국이 세계 생산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희토류 중의 희토류'로, 전투기와 CT(컴퓨터단층촬영), 스마트폰 스피커, 전기차 소재로 사용된다. 중국이 작정하고 덤비면 미국의 공군력도 뒤흔들 수 있다.
◇ 트럼프가 중국에 관세 폭탄을 떨어트렸다가 시진핑의 희토류 언급만 나오면 '위대한 지도자'라며 '공손 모드'로 돌아서는 걸 반복하고 있다. 중국이 자원을 무기로 미국의 급소를 더욱 움켜쥘수록 동맹국들에 미국의 빚을 갚으라는 트럼프의 압박은 더욱 노골화될 수 있다.
한국은 이래저래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됐다. 반미 선동, 혐중 시위가 철없는 자해행위라는 우려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jah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