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공개된 극초음속 미사일 YJ-21/출처=(CCTV)중국중앙TV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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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5일 중국 관영 광명일보의 보도를 인용해 베이징대가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가 처음 공개됐다고 전했다.
핵심 인물은 역학·공학과의 황린 교수로 20년 이상 극초음속 비행체 연구를 했으며 중국의 첫 극초음속 무기 시험비행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황 교수는 제어과학 전문가로 항공기의 속도와 정밀도를 조절하는 시스템 작동 원리와 기술을 연구했다. 그는 준우주 영역에서의 극초음속 비행체 제어와 자율협조비행제어 과제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1935년생인 황린은 1957년과 1961년에 베이징대에서 각각 수학과 역학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입학 당시 수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공산당의 요청으로 신설된 역학과에 들어갔고 이후 중국 로켓·우주공학의 아버지 격인 첸쉐썬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첸쉐썬 교수는 미국 MIT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근무하다 1955년 중국으로 돌아와 둥펑 탄도미사일과 창정 로켓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황 교수는 2006년 중국의 지대지 핵탄두 미사일 DF-2A 시험 성공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국가적 수요에 부합하는 응용기초이론 연구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연구를 이어간 황 교수는 2010년 준우주 극초음속 비행체의 자율협조제어 연구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2011년에는 중국과학원으로부터 국가 제어과학 발전전략 설계 책임자로 임명됐다. 2015년엔 중국 연구진들과 함께 제어과학이 지상무기와 로봇, 항공기에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다룬 책을 내놨다.
황 교수는 미국에서의 연구 기회도 잡았다. 1985년 그는 미국으로 학술교류를 떠나 매사추세츠대 크리스토퍼 홀롯 교수와 함께 피드백 제어이론(feedback control theory) 연구를 진행했다. 그 협력의 결과로 탄생한 '엣지 정리(edge theorem)'는 제어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이론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연구의 결과물로 나온 게 지난 9월3일 중국 전승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YJ-17, YJ-21등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과 사거리가 5000km에 달해 미국의 괌 기지를 겨냥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DF-26D 등이다. 황 교수는 "전통적인 공학 방식을 사용한 연구실들은 효과적인 제어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베이징대 팀은 철저히 준비하고 비전통적 접근법을 사용해 첫 비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미국의 별다른 제재 없이 베이징대에서 극초음속 비행체 관련 연구를 장기간 진행할 수 있었다. 미국은 군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여러 대학을 제재했지만 베이징대는 지금까지 제재 명단에 오른 적이 없다. 이는 기초과학 연구와 군사응용의 경계가 실제로는 매우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개방적 기초연구를 악용해 방위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중국의 군민융합 정책이 미국과의 기술·군사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중미 간 과학협력은 양국 모두의 발전과 인류 공동 이익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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