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미래연구원 ‘피지컬 AI 시대, 제조업 혁신 방안’ 연구보고서 발표
‘피지컬 AI 시대, 제조업 혁신 방안’ 연구보고서 표지. 국회미래연구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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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인 확산이 예상되는 피지컬 AI(인공지능)를 통해 위기의 한국 제조업을 혁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의 로봇 밀도는 세계 1위 수준으로, 제조 데이터가 풍부한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피지컬 AI 시대, 제조업 혁신 방안’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저출산·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미·중 기술패권 경쟁, AI 전환이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한 한국 제조업이 피지컬 AI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7대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한국 제조업이 수십 년간 국가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구조적 변화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은 자사의 주력 제품 시장이 이미 경쟁 과열 상태에 진입했다고 평가했으며, 83.9%는 경쟁 우위가 거의 없거나 추월당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받는 피지컬 AI는 디지털 영역을 넘어 물리적 세계에서 직접 행동하는 AI다. 챗GPT와 같은 소프트웨어(SW) 기반 AI가 ‘병 속의 뇌’였다면, 피지컬 AI는 ‘몸을 가진 뇌’로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 작용한다.
보고서는 피지컬 AI와 관련된 거대한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CES 2025에서 피지컬 AI가 50조 달러(약 7경2000조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 할 것으로 예측했고, Citi는 2050년까지 40억대의 AI 로봇이 활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피지컬 AI가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닌 인류 문명의 새로운 전환점이라는 시각도 내놨다. 피지컬 AI는 전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구독 기반 로봇 서비스(RaaS∙Robots as a Service) 등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위험한 업무를 대체하는 등 혁신 동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피지컬 AI로 인해 제조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피지컬 AI는 고정된 프로그래밍을 따르지 않고 변화하는 제조 환경에 적응하며 자율적으로 작동한다. 이는 정해진 프로그램에 기반해서 움직이는 로봇에서 스스로 판단하는 생산 파트너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제조 현장의 의사결정 구조도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간이 설계와 운영을 주도하고 기계가 보조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AI가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 최적화를 주도하고 사람은 전략적 감독과 창의적 설계에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피지컬 AI는 24시간 무인 운영, 오류율 감소, 안전 모니터링, 에너지 효율성 개선 등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며 제조 프로세스 전체를 혁신하고 있다.
보고서는 피지컬 AI가 향후 ▲제품 설계 및 개발 ▲생산 공정 ▲품질 관리 ▲안전 관리 등 전주기 공정에 투입돼 기존 디지털 AI와 상호작용하는 통합 지능형 제조 생태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지컬 AI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으로는 2023년 기준 제조업 근로자 1만명당 로봇 1012대를 보유한 로봇 밀도 세계 1위 지위와 풍부한 제조 데이터를 꼽았다. 한국의 로봇 밀도는 세계 평균의 약 7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반도체, 자동차, 전자 등 주력 제조업 현장에서 피지컬 AI 적용 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반면 수요 중심 구조에 치우쳐 공급 역량이 부족하고, 제조 데이터 활용도가 낮은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보고서는 피지컬 AI를 통한 제조업 혁신 방안으로 ▲피지컬 AI 통합 전략 추진체계 마련 ▲피지컬 AI 핵심 난제 영역 돌파를 위한 연구개발(R&D) 강화 ▲개방형 제조 운영체제(OS) 및 대형 기계 모델 개발 지원 ▲피지컬 AI 도입 분야의 전략적 우선순위 설정 ▲피지컬 AI 통합 훈련 실증센터 구축 및 데이터 관리체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승환 연구위원은 “피지컬 AI 시대는 한국 제조업에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며 “피지컬 AI 시대의 제조업 혁신은 기술적 도전을 넘어 국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과제임을 인식해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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