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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EU외교수장 "우크라 압박은 잘못된 전략"…美에 작심발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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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렌스키에 돈바스 포기 압박' 보도에 "침략자 요구 들어주면 안돼"

    유럽, '또 돌변' 트럼프에 허탈…젤렌스키는 "긍정적 회담" 주장

    연합뉴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룩셈부르크 EPA=연합뉴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20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20 photo@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2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라고 밝혔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합의하려면 돈바스의 나머지 지역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러시아가 가해자, 우크라이나는 피해자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갖도록 양보하면 더한 것들이 계속 뒤따를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이미 수 차례 경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EU 외교장관들도 관련 논의를 했다면서 "우리의 전략은 분명하다.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고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더욱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백악관 회담에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강요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돈바스의 약 90%를 점령했으며 전선은 2년 넘게 사실상 교착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미·러 정상회담 개최지로 EU 회원국인 헝가리가 낙점된 데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EU 국가에 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했다.

    특히 "푸틴을 만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며 "실제로 (종전) 합의해야 하는 것은 그 두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회담이 빈손으로 끝나고 심지어는 분위기가 다소 험악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연합뉴스

    우크라-미국 정상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산 무기 지원 논의가 무르익던 찰나에 16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뒤 또다시 '돌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허탈감도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EU 외교관은 폴리티코에 "나흘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교관은 "단 한 번의 전화 통화로 푸틴은 또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한 듯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입장 선회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만드는 것은 유럽의 몫"이라고 전했다.

    독일, 영국, 폴란드, 핀란드 등 주요국 정상도 우크라이나 지지 메시지를 잇달아 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긍정적'으로 묘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패트리엇 방어체계 25기를 새롭게 구매하기 위한 계약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토마호크 미사일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데 대해서는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려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같은 발언은 19일 기자들과의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간담회에서 이뤄졌으며 20일 보도가 허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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