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재편 기류…중장거리 노선 확보는 ‘기회 vs 착시’ 엇갈린 시선
이스타항공 항공기 [이스타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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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의 조건인 항공노선 이전 절차가 개시되는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사이에 노선 재편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생겼다. 특히, 괌 등 중장거리 노선이 포함되면서 재도약을 모색 중인 이스타항공에도 새로운 ‘기회 항로’가 열릴지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이행감독위원회가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10개 노선의 이전을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에 따른 조치로, 합병 점유율 과반 노선의 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이행 필요성이 있다.
대한항공은 대체사에 공항 슬롯 및 운수권을 넘기게 된다. 이전을 앞둔 노선은 ▷미국 4개 노선(인천~시애틀·인천~호놀룰루·인천~괌·부산~괌) ▷영국 1개 노선(인천~런던) ▷인도네시아 1개 노선(인천~자카르타) ▷국내 4개 노선(김포~제주·광주~제주·제주~김포·제주~광주) 등이다.
적격성 검토와 평가 등을 거쳐 대체 항공사로 선정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신규 항공사들이 배분받은 노선에 취항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신규 노선 확보 기회가 열린데 대해 이해득실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노선별 특색이 명확한 반면 보유기재와 운항경험에 따라 항공사별 비교우위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 경쟁당국이 이미 인천~호놀룰루 노선의 대체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를, 인천~런던 노선에는 버진아틀랜틱을 지정한 가운데 나머지 노선에서는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추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787-9 기재를 보유한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운항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티웨이항공은 A330 기재를 통해 아시아·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추진 중이다. 반면 대한항공 계열 LCC에는 배분 기회가 제한적인 만큼, 제주항공이나 이스타항공이 괌 노선(인천·부산발)을 노려볼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괌 노선은 수요 회복이 완만하고 계절성이 커 안정적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앞서 인천~괌 노선을 운항하다가 이를 잠정 중단한 항공사는 환율 및 현지 물가로 인해 줄어든 여행 수요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운수권은 정부 허가 형태의 비매매 자산으로 장부상 가치 반영이 쉽지 않다는 점은 항공사들의 고민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경우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향후 이스타항공 매각을 위해 추진할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에 반영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노선 확보가 업사이드 포텐셜(성장잠재력)이 된다면 운용사에게는 포트폴리오 기업 밸류업 스토리를 다시 써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JC파트너스가 최근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매각하면서 국내 LCC를 보유하던 PEF는 대부분 포트폴리오 정리를 마쳤다. 때문에 LCC의 중장거리 사업모델이 시장에서 다시 검증되는 계기를 만들어 기업가치 재평가 요소를 만드는 묘수를 도출할지 주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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