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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교권 추락

    [에듀플러스]사립교원 36%가 기간제…'정원 묶인 학교' 구조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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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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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립학교에서 기간제 교원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교육 당국의 보수적인 교원 정원 체계가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정규 및 기간제 교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립학교 교원 6만2528명 중 2만2483명(36.0%)이 기간제 교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평균 16.3%의 두 배 이상이며, 국·공립학교의 12.3%와 비교하면 세 배 수준이다. 특히 사립 고등학교의 기간제 교원 비율은 36.8%, 중학교 35.5%, 초등학교 16.4%로, 모든 학교급에서 공립을 크게 웃돌았다.

    공립학교는 교원 정원이 광역 단위에서 총량제로 관리돼 교사 간 인사 이동을 통해 인력 수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반면 사립학교는 학교별로 관리하기 때문에 정교사의 인력 이동이 제한적이며, 교원 간 교류나 충원이 유연하게 이뤄지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교육청은 사립학교에 정원을 여유 있게 배정하지 않는 보수적 산정 방식을 유지한다.

    경기도의 한 사립 중학교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학급 수가 줄면 정원이 자동으로 삭감되고, 정년퇴직 자리가 나도 정교사 채용이 나기 쉽지 않다”며 “교육청이 학급당 교원 수를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산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지속적으로 인력 부족 상태에서 학교가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립학교는 교육청이 인사·운영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대형 체인' 구조지만, 사립학교는 각 학교 법인과 재단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개별 브랜드'처럼 움직인다”며 “사립은 법인마다 쌓아온 교육 문화가 달라 인사 교류가 어렵고 한 학교 내에서만 인력을 운용해야 하므로 교육부에서는 한 명의 과원도 관리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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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각에서는 사립학교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간제 교사를 선호한다는 해석도 있다.

    서울의 한 사립 고등학교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기간제 교원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며 “인력 수급 계획을 잘못 세웠을 경우 인사 운용이 경직된 사립학교에서는 재정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충남의 한 사립 고등학교 교사는 “사립 교사의 급여도 교육청 재원으로 지급되는 만큼, 인건비 문제가 아니라 정원 구조의 문제에 가까울 것 같다”며 “공립은 교사 총량을 지역 단위로 관리해 휴직 발생 시 신규 채용이 가능하지만, 사립은 인력 이동이 막혀 있어 같은 사유에도 기간제 교사를 임시로 채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립학교도 교육의 연속성을 위해 정규 교사를 더 확보하고 싶어 한다”며 “학교의 방향성과 조직 문화를 유지하려면 단기 인력보다 장기적으로 함께할 교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다. 서울의 한 사립 중학교의 학부모는 “담임이 기간제 교사라면 아무래도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긴하다”며 “교사가 자주 바뀌면 입시가 중요한 한국 교육 현장에서 교육의 안정성이 떨어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 교사들은 우려의 시각을 달리하는 분위기도 있다. 생활지도와 감정 관리가 중요한 초등에서는 오히려 기간제 교사가 더 세밀하게 아이들을 돌보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인천의 한 초등교사는 “초등의 경우 기간제 교사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집중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며 “정교사는 행정 업무가 상대적으로 많아 기간제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를 좀 더 중심에 둘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말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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