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최종 담판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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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상당히 긴 회담(pretty long meeting)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약식 회담(pull-aside)’ 수준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던 미·중 정상 간 대화가 사실상 미·중 무역전쟁의 최종 담판 성격을 띨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는 22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함께 많은 문제와 의문, 그리고 막대한 자산을 해결할 수 있다”며 “시 주석과의 회동은 매우 길고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상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양자 정상회담은 30분을 넘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트럼프와 시진핑은 2019년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 때도 80분간 회담을 했다. 트럼프가 2017년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는 회담 시간만 4시간이 넘었다.
이번 미·중 회담의 주요 의제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확대, 미국산 대두 수출 재개, 핵 군축 및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관세가 희토류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관세 압박을 희토류 통제에 대한 대응 카드로 쓸 것임을 재확인했다. 트럼프는 또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 이슈를 넘어 에너지와 안보까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측의 기싸움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날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맞서 노트북부터 제트 엔진까지 미국산 소프트웨어가 들어간 제품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역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이 같은 조치가 검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최근까지도 “시 주석을 굳이 만날 필요가 있겠느냐”고 언급했는데, 미 언론들은 이 역시 트럼프의 전형적인 압박용 전략이었다고 보고 있다. 미·중 모두 APEC을 계기로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만큼, 경주 회담은 미·중 무역전쟁의 ‘최종 타협’ 혹은 ‘결렬’이 갈리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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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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