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0일 미중정상회담 정지작업 예상
리청강 인사 조치, 미국 향한 유화 시그널?
리청강 중국 상무무 부부장 겸 국제무역담판대표가 지난달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드리드=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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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열리는 세기의 무역 담판이 될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6일 앞둔 24일 말레이시아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재개됐다. 이번 말레이시아 회담은 미중 정상회담 직전의 사전 조율 성격을 띤 고위급 실무회담이다. 미국 측이 최근 '공격적 태도'를 이유로 중국의 협상 2인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냉랭한 기류 속에서 내주 정상회담을 위한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중 협상 대표단은 이날부터 27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무역 협상을 벌인다. 과거 네 차례 협상과 마찬가지로 중국 협상단은 '경제 실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이끈다.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은 베선트 장관이 최근 '정신이 나갔다(unhinged)'는 원색적 표현까지 동원하며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를 비판하는 국면 속에서 열렸다. 5월 제네바 협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에 모두 참여한 리 대표는 중국 대표단의 2인자다.
베선트 장관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리 대표가) 8월 28일 워싱턴에 예고 없이 나타나 매우 무례한 언사를 퍼부었다"고 비판하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통해 리 대표가 "미국이 '지옥 불'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점이 알려져 협상 국면이 살얼음판으로 변한 상황이다.
중국 상무부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측이 심하게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이번 협상에 찬물을 끼얹게 될까 주시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중국은 리 대표가 겸임하고 있던 세계무역기구(WTO) 대표 겸 제네바 유엔 사무소 및 스위스 기타 국제기구 부대표직에 대해 공식 면직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리 대표에 대한 이 같은 인사 조치로 미국 측에 유화 시그널을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미국에 대해 팽팽한 힘겨루기로 맞서왔던 중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연한 태도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한편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로 대(對)미 협상력을 끌어올려온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한번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메시지를 발신했다. 세계 최대 국영 희토류 기업인 중국희토그룹은 이날 3분기 결산회의를 열고 "4분기에 수출 통제 정책을 더욱 엄격히 이행할 것"이라 밝혔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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