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영상표시 단말기증후군’ 환자 급증
[연합뉴스] |
등굣길엔 스마트폰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탐색하고, 하교 후에는 노트북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는 수현이.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어깨와 목이 뭉쳐서 아프고 손가락이 저릿합니다. 눈도 자주 뻑뻑해서 인공눈물을 챙겨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수현이 같은 증상을 느끼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영상표시단말기(VDT)증후군’입니다.
10대 환자 5년 새 37% 급증
이제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가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우리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는 전자기기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실제로 많은 현대인이 지나친 전자기기 사용으로 거북목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안구건조증 등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이런 질환을 통틀어 VDT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VDT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2023년 694만4000명으로, 2020년 약 628만5000명에서 5년 새 12.2% 늘었습니다. 특히 청소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VDT증후군으로 치료받은 10대 환자는 약 39만8000명으로 5년 전(28만9000명)보다 37.4%나 증가한 겁니다.
목, 어깨부터 손목까지 위협
독서실에 오래 앉아 인터넷 강의를 듣다 보면 목, 어깨 등이 쑤시고 아픈 적이 많았을 겁니다. 이것이 VDT증후군 중 가장 흔한 ‘근막통증증후군’입니다. 잘못된 자세로 휴대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오래 보면 근육이 긴장하고 수축합니다. 그러면서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이라는 부위가 굳어져 혈액 순환을 방해합니다. 또 근육으로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쌓인 노폐물이 주변 신경까지 압박하면서 통증이 생기는 겁니다.손목이 찌릿한 경험도 여러 번 있을 텐데요. VDT증후군 중 하나인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합니다. 손목 앞쪽에는 뼈와 인대로 이뤄진 작은 통로 ‘수근관’이 있습니다. 손바닥 감각과 손목·손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은 수근관을 지나 손끝까지 이어갑니다. 그런데 전자기기 사용으로 손목을 너무 많이 쓰면 수근관이 좁아져 정중신경을 압박합니다. 이렇게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합니다.
목 모양 변형·안구건조증도
지나친 전자기기 사용은 우리 뼈 모양을 변형시킵니다. 바로 대표적인 VDT증후군인 ‘거북목증후군’입니다. 본래 인체의 목뼈는 C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볼 때 고개를 숙이거나, 턱을 앞으로 과하게 내밀어 모니터를 보면 목뼈에 과도한 하중이 가해집니다. 그러면서 목이 일자나 역C자로 변형됩니다. 이 모습이 거북이가 목을 쭉 뺀 모습과 닮았다고 해 거북목증후군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연합뉴스] |
VDT증후군 중 ‘안구건조증’도 쉽게 걸릴 수 있습니다. 보통 휴식을 취할 때 눈은 1분에 20회 깜빡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눈을 깜빡이는 횟수는 1분에 8회 정도로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죠. 눈을 자주 깜빡이지 않으면 눈물이 금세 말라버리므로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겁니다.
생활 속 예방 수칙 지키기 필수
그럼에도 전자기기 사용을 아예 중단할 수는 없으므로, VDT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먼저 모니터는 화면 상단이 눈높이보다 약간 아래에 오도록 조정하고, 눈과 모니터 사이는 최소 50㎝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의자와 책상은 허리와 무릎이 90도로 유지되게 맞추고 발은 바닥에 닿도록 합니다.기기 사용 중에는 20분마다 20초 동안 6m(20피트) 정도 떨어진 곳을 바라보는 ‘20-20-20 법칙’을 실천합니다. 화면을 볼 때는 자주 깜박여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합니다. 또 허리를 곧게 펴고 어깨를 편안히 두며, 1~2시간마다 5~10분씩 자리에서 일어나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목과 손목을 위한 스트레칭도 효과적입니다.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돌리거나 어깨를 으쓱하며 긴장을 풀고, 손목을 위아래로 부드럽게 젖혀 근육을 이완시키면 좋습니다.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살짝 덮어 휴식하거나, 눈동자를 상하좌우로 천천히 움직이는 간단한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배윤경 기자. 김보람 매경헬스 기자.
청소년 경제신문 ‘틴매일경제’에 실린 기사입니다. 매일경제신문 구독자라면 신청을 통해(02-2000-2000) 틴매일경제를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