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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단독]아이오닉5 잘 팔리는데…美관세에 또 멎는 현대차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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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전기차 시장서 '아이오닉5' 판매량 증가에도

    현대차 울산1공장 12라인, 이달 말 올해 8번째 휴업

    이달부터 시간당 생산 대수 줄이는 'UPH 다운' 결정

    관세 여파에 美 생산 증대, 글로벌 생산 확대 지속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전기차 아이오닉 5·코나 EV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 1공장 12라인이 이달 말 사흘간 부분 휴업을 결정했다. 올해 들어서만 8번째 휴업 결정이다.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줄이는 ‘피치다운’도 결정됐으며, 생산 인원 감축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해당 라인의 잇단 휴업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때문이었지만, 전기차 판매가 회복세에 접어든 지금은 미국 25% 관세 장기화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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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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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1공장은 사업부위원회 측에 이달 29부터 31일까지 12라인 휴업을 진행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12라인의 물량 부족 상황을 해소하고자 다양한 고객 맞춤 판촉행사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휴업 진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나와 있다.

    울산 1공장 12라인이 추가 휴업에 돌입하면 올해 들어 8번째 휴업하게 된다. 지난 2월과 4월, 5월, 6월, 7월, 9월 짧게는 사흘에서 길게는 일주일가량 가동을 멈췄다.

    올 들어 휴업이 반복되면서 이달 1일엔 아예 생산 라인 속도 하향을 결정하기도 했다. 노사대책위원회가 UPH를 낮추기로 합의한 것이다. 12라인의 시간당 생산 대수는 27.5대에서 17.5대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공장 측은 사업부위원회에 “휴업 기간 중이라도 전 부서의 ‘M/H 협의(인력 운용 및 업무 효율을 관리하기 위한 회의)’는 중단 없이 지속해야 한다”면서 “UPH 협의가 지속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UPH 하향뿐만 아니라 운영 인력 감축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울산 1공장에 재직 중인 A씨는 “사측에서 12라인 생산 인원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5의 판매 추세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물량 부족 상황을 겪는 이유는 대미 전기차 수출이 대폭 감소한 영향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5의 1~9월 국내 판매량은 1만2310대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생산이 늘면서 국내 생산이 줄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차는 올 4월부터 미국이 수입 완성차에 부과하기 시작한 25%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최근 아이오닉 5의 연간 생산량 목표를 3만대 확대했다. 지난달 현대차 미국법인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1만1052대다. 특히 아이오닉 5는 9월 한 달 1년 전보다 152% 늘어난 8408대 팔렸다. 보조금 폐지 이전 막판 수요가 몰린 영향도 있지만 수입차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 현지 생산 물량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미국에서 아이오닉 5 판매가를 최대 9800달러 인하하는 등 현지 판촉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달부터 2026년식 모델의 경우 트림에 따라 가격을 최대 9800달러 내리고, 2025년식 모델에는 이달 7500달러의 현금 인센티브를 자체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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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는 아이오닉5. (사진=HMGM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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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현지 대응 강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보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종의 국내 생산 물량이 해외 현지 자동화 생산으로 대체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문학훈 오산대학교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뿐 아니라 관세 영향을 받는 모든 차들의 해외 생산량이 느는 추세”라면서 “현대차그룹은 향후 미국에서 120만대의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인데, 해외 생산이 함께 늘면 국내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공장에 새로운 생산 라인이 생긴다고 해도 사람이 투입될 확률보단 로봇으로 채워지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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